경남 창원에 위치한 성지여자고등학교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배드민턴 명문’이다. 성지여고는 1974년 제12회 전국춘계종별배드민턴리그전 여고부 단체전 1위를 시작으로 40년이 넘도록 꾸준한 성과를 내왔다. 강행숙, 황성애, 유상희, 이경원, 박소연(이상 은퇴)을 비롯해 최근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한 배연주, 정경은(이상 KGC인삼공사) 등 좋은 선수들을 끊임없이 배출해왔다.
성지여고는 18일 춘천 봄내체육관에서 열린 제58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고부 단체전에서 우승하며 여전한 위용을 과시했다. 이번 우승으로 성지여고는 여름철종별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성지여고 선수들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인 황혜영(50) 코치가 지도하고 있다. 황 코치는 2007년 남편이 수학선생님으로 재직 중인 성지여고 코치로 부임해 장차 한국여자배드민턴을 이끌 유망주들을 키워내고 있다.
황 코치의 지도 아래 성지여고 선수들은 지난해 여고부 단체전 4관왕에 오르며 배드민턴 명문의 저력을 과시했다. 황 코치는 “나는 이 학교 출신이 아니다(충북 진평여고 출신). 성지여고가 명문으로 자리 잡은 것은 오랜 기간 학교에 애정과 관심을 가져온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학생들을 가르친 것뿐이다”며 겸손해했다.
올해로 9년째 성지여고를 맡고 있는 황 코치는 유망주들에게 ‘즐거움’을 강조하고 있다. 황 코치는 “내가 운동할 때는 즐거움을 몰랐다. 늘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정신력을 강조했다. 내 경험에 비춰볼 때 그런 분위기에선 창의적 플레이가 나올 수 없다”고 밝혔다.
여름철종별대회 3연패에도 황 코치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황 코치는 “여름철대회는 유독 인연이 깊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우승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았다. 배드민턴 자체를 즐기면 그만이다. 훈련도 강요하지 않는다. 스스로 찾아서 운동하도록 하고 있다. 다행스럽게 아이들이 즐겁게 운동을 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