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남자주니어(21세 이하) 핸드볼선수권대회 조별리그 경기가 열리고 있는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 주의 작은 도시 우베라바시. 인구 25만 명으로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620km 정도 떨어져 있는 이곳에는 한국 교민이 한 명도 살고 있지 않다. 당연히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조별 리그 경기를 갖기 전까지 한국 교민들의 응원은 꿈에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21일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한국이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를 28-18로 대파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케이팝(K-pop)으로 한국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현지의 소녀 팬들이 한국을 응원하고 나선 것. 이들은 한국의 경기가 열리는 날마다 경기장을 찾아 와 한글로 ‘대한민국’과 ‘화이팅’을 적은 종이를 흔들며 한국을 응원하고 있다.
23일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덴마크와 한국의 조별리그 2차전이 끝난 뒤에는 한국 대표팀 팬이 더 늘었다. 27-28로 아쉽게 패했지만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마치 아이돌 그룹이 단체로 춤을 추는 것처럼 공격과 수비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덴마크를 괴롭혔다. 노르웨이 대표선수의 아버지는 경기가 끝난 뒤 한국 선수단 숙소를 찾아 와 “묘기 같은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약속된 다양한 패턴을 실전에서 화려하게 활용할 수 있는 팀은 한국 뿐”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브라질에서 ‘핸드볼 한류’를 전파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은 26일 프랑스에 31-39로 패해 2승 2패(승점 4)로 4승을 거둔 덴마크, 프랑스(이상 승점 8) 이어 조 3위를 유지했다. 한 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같은 조의 아르헨티나(승점 2), 알제리(승점 2), 칠레(승점 0)에 승점에서 앞서 있어 조 4위까지 주어지는 16강 진출이 유력하다. 한국은 27일 알제리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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