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진성(30)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룡군단’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마무리 역할(25세이브)을 맡았다면, 올해는 선발의 뒤를 받치는 ‘마당쇠’로 맹활약 중이다.
김진성의 가치가 높은 이유는 ‘만루의 사나이’이기 때문이다. 그가 마운드에 올라 만루를 만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선발이 갑자기 무너지며 만루 위기가 닥쳤을 때 마운드에 올라 최소실점으로 이닝을 매듭짓고 있다.
기록으로도 나타난다. 27일까지 김진성은 주자가 있을 때 피안타율 0.260을 기록했다. 그러나 만루가 되면 0.125(8타수 1안타)로 낮아진다. 실제로 6월 12일 잠실 두산전 5회 무사만루, 7월 14일 마산 SK전 5회 무사만루 등 다급한 상황에서 등판해 최소실점으로 막아냈다. 삼진도 3개나 잡았다.
무사만루 상황에서 투수가 잡아야 할 최고의 아웃카운트는 삼진과 병살이다. 땅볼과 플라이는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다. 삼진은 가장 확실하게 주자를 묶어두는 방법이다. 경기 흐름에도 영향을 미친다. 무사만루서 삼진을 당하면 쫓기는 쪽은 오히려 상대팀이 된다.
이뿐 아니다. 김진성은 노아웃에서 피안타율이 0.067(30타수 2안타)에 불과하다. 어떤 상황에서든 구원 등판했을 때 첫 아웃카운트를 확실하게 잡아낸다는 얘기가 된다. 이 때문에 NC 김경문 감독도 절체절명의 상황이 오면 어김없이 그를 찾는다.
김 감독은 늘 “선발은 팀에서 가장 잘 던지는 투수다. 그러나 선발 뒤에 등판하는 투수는 선발보다 강한 볼을 던져야 한다. 그래야 상대팀의 추격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현재 NC에선 김 감독이 말하는 ‘강한 불펜투수’는 김진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