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박재홍 해설위원 “30홈런-30도루 클럽,자기관리의 승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7월 29일 05시 45분


박재홍 해설위원. 스포츠동아DB
박재홍 해설위원. 스포츠동아DB
30-30 눈 앞에 둔 테임즈에 조언

실력 떠나 피나는 자기관리 안되면 실패
20홈런-20도루부터 경험을 쌓는게 중요
테임즈 달성 무난…나성범·최정도 기대

NC 에릭 테임즈(29)는 28일까지 87경기에서 28홈런-24도루를 기록하며 30홈런-30도루 클럽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이제 2홈런-6도루만 추가하면 2000년 박재홍(32홈런-30도루·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이후 15년 만에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선수가 탄생한다. 외국인선수로는 한화 제이 데이비스(1999년)에 이어 역대 2번째다. 또 지금과 같은 기세라면 KBO리그 최초의 40홈런-40도루 클럽 개설도 기대해볼 만하다. 박 위원은 “현재 페이스로 봤을 때 테임즈의 30홈런-30도루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며 “개인적으로는 나중에 나성범(NC), 최정(SK) 같은 토종선수들이 내 기록을 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최초, 그리고 마지막 30-30 클럽 가입자

KBO리그 역대 30홈런-30도루 클럽 가입자는 박재홍(현대·1996·1998·2000년), 이종범(해태·1997년·30홈런-64도루), 이병규(LG·1999년·30홈런-31도루), 홍현우(해태·1999년·34홈런-31도루), 데이비스(30홈런-35도루) 등 5명뿐이다. 이 중에서도 박재홍 위원은 KBO리그 30홈런-30도루 클럽의 창시자이자, 마지막 달성자다. 그는 1996년 현대 유니폼을 입고 30홈런-36도루에 성공했고, 1998년(30홈런-43도루)과 2000년에도 대기록을 세웠다 박 위원은 “첫 해에는 정말 멋모르고 했던 것 같다”며 겸손해했지만 “30홈런-30도루 클럽이라고 하면 잘 치고 잘 뛰는 ‘호타준족’으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기록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자기 관리의 승리다. 홈런, 도루 모두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실력을 떠나 자기관리를 하지 못하면 세우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 나성범-최정 토종선수가 달성하길


박재홍 위원은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하기 위해선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30홈런-30도루를 기록하려면 일단 20홈런-20도루를 해봐야 한다”며 “20홈런-20도루를 한 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에 30홈런-30도루를 하려면 한 시즌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계산이 서게 된다. 나도 경험이 쌓이면서 페이스를 조절하는 방법 등을 체득하게 됐다”고 3차례나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을 밝혔다.

물론 쉽지 않았다. 박 위원은 기록을 앞두고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 기록에 도전할 때 도루는 이미 숫자를 채웠는데 28홈런에서 29홈런을 치기까지 한 달이 걸렸고, 29홈런에서 30홈런까지 2주가 걸리더라”며 “지금 생각해보면 기술보다는 정신력 싸움이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30홈런-30도루를 하려면 홈런을 먼저 달성해놓는 게 심적으로 편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테임즈가 도전하고 있지만 앞으로 나성범, 최정 같은 토종선수가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으면 한다. 어차피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내 기록을 뛰어넘는 후배들이 나타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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