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참가 조철민 트레이너… 브라질서 입맛도 책임져 1인2역
“8년 만의 16강 진출 숨은 공신”
“당연히 조 셰프(chef)님이죠.”
8년 만에 세계남자주니어(U-21)핸드볼선수권대회 16강에 오른 21세 이하 한국 남자 대표팀 선수들은 숨은 일등공신을 꼽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조철민 골키퍼 트레이너(34)의 이름을 한목소리로 합창했다.
선수단 내에서 조 트레이너는 ‘셰프’로 불린다. 조 트레이너는 한국과 시차가 12시간 차이가 나는 브라질에서 선수들의 체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매일 ‘투잡’을 뛰고 있다. 훈련장과 경기장에서는 3명의 골키퍼를 지도하고, 식사 시간에는 선수들이 입맛을 잃지 않도록 요리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져온 고추장과 김치를 버무려서 만든 제육볶음과 김치찌개에 매료된 선수들은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낸다. 조별리그 막판에는 시원한 꽁치찌개를 선보였다. ‘조 셰프표 집밥’에 꽂힌 선수들을 위해 조 트레이너는 메뉴 주문도 받는다. 선수단 단장인 대한핸드볼협회 한정규 회장 직무대행은 조 트레이너의 음식 솜씨에 식사량이 늘어나면서 체중 조절을 위해 숙소 주변을 걷는 시간을 늘렸다.
최근 ‘집밥’ 메뉴로 인기 있는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에 빗대 ‘핸드볼의 백종원’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조 트레이너는 “선수들이 먼 타국에 와서 먹는 것 신경 쓰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선수들이 잘 먹어주니 기쁜 마음으로 주방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29일 이집트와의 16강전을 앞둔 28일에도 선수들에게 깜짝 요리를 해 먹이기 위해 현지 마트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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