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포수 김태군(26)은 30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이렇게 말하며 웃어 보였다. 가장 큰 목표가 무산된 데 대한 아쉬움과 새로운 결의가 동시에 읽혔다.
김태군은 하루 전인 29일 삼성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면서 올 시즌 89연속경기 포수 선발출장이 중단됐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김태군이 선발 포수로 안 나온 건 처음 본 것 같다. 예전에 마산구장에서 우연히 봤을 때 ‘너 안 힘드냐’고 물어본 적도 있었다”며 놀랐을 만큼 이례적이었다.
사실 김태군은 올 시즌 ‘전 경기 포수 선발출장’이 목표라고 여러 차례 말해왔다. 포수 전 경기 출장을 해냈던 SK 박경완 육성총괄과 롯데 강민호도 전 경기 선발출장은 해내지 못했을 정도다. 심지어 김태군은 144경기 체제인 올해 이들을 넘어서는 대기록 달성에 도전했다.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106연속경기 선발출장을 해왔다. 체력으로는 어디 가서도 뒤지지 않을 만큼 자신이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그러나 NC가 삼성과 대결한 3일 내내 대구는 폭염으로 뒤덮였다. 안 그래도 포수들은 “여름에 무거운 포수장비를 착용하고 한 경기를 끝내면 체중이 2∼3kg씩 쑥쑥 빠진다”고 토로하곤 한다. 제아무리 ‘철인’인 김태군에게도 버텨내기 쉽지 않은 날씨였다. 결국 NC 김경문 감독은 “이런 더위에는 포수가 계속 주전으로 뛰는 게 정말 어렵다”며 그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귀중한 주전포수가 기록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자칫 무리를 할까봐 염려했던 것이다.
김태군은 “솔직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긴 했다”며 “기록은 그저 내 목표였을 뿐, 출장에 대한 판단은 감독님이 하시는 것”이라고 의연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