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완투수 송은범(31)은 쑥스럽게 웃었다.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첫 선발승을 거두며 조금이나마 부담감을 떨칠 수 있었다. 한화로 부임한 김성근 감독의 부름을 받고 유니폼을 갈아입었지만, 올 시즌 좀처럼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후반기에야 첫 선발승을 올렸으니 여간 겸연쩍었던 것이 아니다. “아직 완벽한 모습은 아니지만 좋은 느낌을 받았다. 우선 많은 분들께 죄송하다. 앞으로 계속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송은범은 SK 시절(2003~2012년) 시속 150㎞를 넘나드는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 낙차 큰 커브로 김광현과 함께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하며 ‘SK 왕조’를 이끌었다. 그러나 최근 2년(2013~2014년)은 5승15패, 방어율 7.33으로 최악의 부진에 시달렸다. 지금의 그를 만들었던 김 감독을 다시 만난 만큼 올 시즌 부활을 기대케 했다.
전반기까지 성적은 처참했다. 고액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자였지만 기대는 무너졌다. 들쑥날쑥한 피칭이 이어졌다. 4월 25일과 6월 7일 2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전반기 성적은 1승5패1홀드1세이브, 방어율 7.55. 김 감독도 “투쟁심이 없다”, “마운드에서 제 공을 던지지 못한다”고 호되게 질책했다.
안영명의 어깨 부상과 쉐인 유먼의 방출로 구멍 난 선발진을 메워야 할 임무를 안고 28일 두산전에 등판했다. 많은 공을 소화할 준비가 덜 됐지만 한계를 시험하고 싶었다. 마운드에서 시간을 벌어가며 집중하고 집중했다. 그는 “5회 불펜에서 구원투수가 몸을 풀고 있었다. 최대한 집중하려고 애썼다”며 “팀이 중요한 시기에 놓였다. 많이 뛰고, 팀에 많이 보탬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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