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피츠버그 강정호가 가장 우려했던 것은 여름철 이동이었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기우로 나타나고 있다. 강정호는 현지시간으로 7월의 마지막 날 첫 3연타석 2루타로 기세를 올린 뒤 8월을 홈런으로 시작했다. 타율은 0.299까지 끌어 올렸다. 신시내티와의 원정 2경기에서 강정호는 8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4안타가 모두 장타였다. 7월의 마지막 날 세인트루이스에 이어 두 번째 60승 고지에 올라선 피츠버그는 1일 강정호의 홈런 지원에도 4-3으로 아깝게 졌다.
강정호는 최근의 맹타로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 명함을 내밀었다. 장기레이스인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의 열쇠는 꾸준함이다. 반짝 선수는 수없이 많다. 또 전반기보다 후반기 활약이 훨씬 중요하다. 시즌 막판 9월에 돋보이는 선수를 ‘머니 플레이어’라고 하는 이유도 포스트시즌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강정호의 월간 성적을 보면 7월이 가장 좋다. 7월의 눈부신 활약으로 강정호는 강력한 ‘월간 신인선수’로 떠올랐다. 강정호의 강력한 신인왕 경쟁자는 시카고 컵스의 3루수 크리스 브라이언트와 LA 다저스의 중견수 작 피터슨이다. 브라이언트는 타율 0.244에 홈런 14개, 타점 60개다. 최근 슬럼프로 결장하고 있는 피터슨은 타율 0.225에 홈런 21개, 타점 43개다. 브라이언트와 피터슨의 강점은 역시 기자들과 팬들이 좋아하는 홈런포다. 강정호는 타율 0.299에 홈런 8개 타점 35개다.
하지만 강정호는 7월 한 달 동안 타율 0.379에 출루율 0.443으로 내셔널리그 신인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록을 보여줬다. 득점, 안타, 타점 등에서 돋보였다. 올스타전 휴식기가 포함돼 있는 7월에 18득점, 33안타, 9타점, 3홈런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강정호는 4월 타율 0.269로 평범한 성적을 보였다. 시범경기 때는 투수들의 구위 적응에 애를 먹으며 연속 삼진의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경기 출장수가 잦아진 5월에 들어서면서 KBO 리그에서 보여줬던 자신의 스윙을 되찾았다.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로부터 생애 첫 홈런을 뽑은 것도 5월이었다.
6월 슬럼프였던 강정호는 주전 3루수인 조시 해리슨이 7월 7일 손가락을 다쳐 부상자명단에 오르면서 붙박이로 출장하는 기회를 잡았다. 7월21일에는 유격수 조디 머서까지 무릎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게 돼 경기 출전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아도 되게 됐다. 선발명단을 보고 몇 번 타자인지만 확인하면 됐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연착륙 성공으로 주목을 받은 사람은 닐 헌팅턴 단장이다. 요즘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날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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