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불펜 에이스 장시환(28)을 5일 1군 엔트리에서 전격 제외했다. 시즌 36경기에서 5승3패10세이브, 방어율 3.84를 기록한 kt 마운드의 최고 수확 장시환을 엔트리에서 제외한 배경에는 kt 코칭스태프의 긴 안목이 담겨있었다.
표면적으로는 “체력안배”로 발표됐는데, 사실 장시환은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후유증을 아직 안고 있다. 생애 처음으로 1군 풀 시즌을 치르고 있는 데다, 날씨까지 더워지니 기질적인 허약증세가 노출됐다. 더 무리하면 갑상선에 안 좋은 영향을 끼질 수 있다. 그저 편히 쉬고, 잘 먹으면 체력이 회복된다. 그래서 장시환을 원정경기에 동행시키지 않았다. 역전패가 반복됐지만 감수했다.
kt 황병일 수석코치는 9일 “내년 시즌에도 장시환에게 비슷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한번 겪어보라’는 차원에서 엔트리 제외를 조범현 감독님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보면 언제 자신의 몸이 약화되고 언제 회복되는지를 스스로 알 수 있으리라는 배려가 담겨 있다.
조 감독은 9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불펜투수가 너무 없어 계산이 안 선다. 어린 투수들이 생각보다 성장을 못 한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장시환 생각이 날 법한 상황들이 이어졌지만, 아예 엔트리에서 빼 선수를 보호하는 길을 택했다. 당장의 1패보다 내년 시즌을 위한 경험 쌓기를 추구하는 kt의 포석이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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