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수근(40·사진)이 ‘정면 돌파’를 택한 이유는 딱 하나다. 예전처럼 한 순간 잘못된 선택을 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다.
이수근이 불법 스포츠 도박의 심각성과 폐해를 알리기 위해 스포츠동아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펼치는 불법 스포츠 도박 추방 캠페인 ‘싹!(SAC·Stop & Clean)’ 홍보대사로 11일 위촉됐다. 2년의 자성 끝에 조심스레 활동의 기지개를 펴는 그는 자신의 ‘상처’를 온전히 드러내며 “제 모습을 보고 단 한 분이라도 도박의 유혹을 끊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불법 스포츠 도박과 관련한 문자메시지를 받는다고 한다. ‘이수근도 즐겨 하는’ 식이다. 씁쓸한 미소를 짓는 그는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의 뼈아픈 경험담을 이야기해주면 느끼는 바가 많지 않을까. 분명 자극이 될 것”이라며 홍보대사로서 역할을 자임했다.
이수근은 방송 복귀를 결정하기까지 선후배들의 독려도 있었지만, 자신과의 싸움이 먼저였다고 털어놨다. 한없이 무너진 자신을 일으켜 세우기도, 대중 앞에 서기도 두려웠다. 그는 “대중에 빚진 게 너무 많다. 더 이상 실망시켜드릴 것도 없지만, 이젠 천천히 다 갚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힘든 시간을 돌이키며 가수 김수철의 ‘정신 차려’라는 노래가 생각난다고 했다.
“나이 마흔이 돼서야 정신을 차린 것 같다. 이전까지는 (정신을)차린 척만 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대가를 치른 뒤다. 다른 사람들은 더 늦기 전에 도박의 위험성을 빨리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