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경기 타율 0.683-장타력 1.537… 기록상으론 정면승부 무모해 보여
박병호 41호포 치자 역전 결승포 반격
테임즈
12일 경기로 확실해졌다. 프로야구 넥센에서 NC 테임즈(29)를 상대할 때는 포수가 확실히 일어나서 공을 받아야 한다. 고의사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어쩌면 모든 타석에서 고의사구를 내주는 게 차라리 현명한 선택인지도 모른다.
이날 목동 경기에서 6-8로 끌려가던 8회 2사 3루에서 테임즈가 타석에 들어서자 넥센 포수 박동원(25)이 멀찌감치 떨어져 앉았다. 승부를 피하겠다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투수 김영민(28)이 던진 공이 땅바닥에 한 번 튀면서 3루에 있던 김종호(31)가 득점에 성공했다. 결국 테임즈가 삼진으로 물러났기에 넥센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테임즈는 이날 4타수 3안타(1홈런) 1볼넷을 기록하면서 넥센 상대 11경기에서 타율 0.683, 출루율 0.731, 장타력 1.537을 기록하게 됐다. 특히 주목할 만한 기록은 장타력이다. 장타력 1.537을 기록했다는 건 타수 평균 1.5베이스 이상을 얻어냈다는 뜻이다. 고의사구는 딱 한 베이스만 내준다.
게다가 단타에도 2루 주자가 득점에 성공하는 일이 흔하지만 고의사구는 2루 주자를 그대로 베이스에 묶어 둔다. 2012∼2014년 프로야구 득점 가치(Run Value)를 계산해 보면 고의사구는 상대 득점을 0.190점 ‘줄이는’ 플레이다. 넥센이 고의사구를 내주면 자존심은 상하지만 실리는 챙길 수 있다.
모든 타석에서 고의사구를 내준다는 발상은 얼핏 황당해 보이는 게 사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홈런 1위(762개) 배리 본즈(51)가 통산 고의사구를 688개(역대 1위) 기록한 이유 역시 타격 능력을 상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모든 타석에서 고의사구를 기록하면 OPS(출루율+장타력)는 1.0이 되는데 본즈는 통산 OPS가 1.051이다. 현재 테임즈는 넥센을 상대로 이보다 두 배도 더 되는 OPS 2.268을 기록하고 있다.
혹시 테임즈가 홈런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병호(29)를 의식해 넥센을 상대로 펄펄 날아다니는 건 아닐까. 테임즈는 이날 박병호가 1회 첫 타석에서 전날 경기 포함 3연타석 홈런이자 시즌 41호 홈런을 날리자 4회 역전 2점 결승 홈런(시즌 37호)을 때려냈다.
테임즈는 “박병호를 라이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둘 다 1루수이기 때문에) 안타 치고 1루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하는 사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한 넥센 팬은 “그러면 박병호하고 반갑게 인사하게 제발 단타만 쳐 달라”고 당부했다. 넥센 팬들은 정말 지독한 테임즈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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