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더비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올스타전 홈런 더비(레이스)에 출전한 선수가 후반기에 침체에 빠지는 걸 나타내는 표현이다. 홈런 레이스 때는 문자 그대로 홈런만 쳐야 하기 때문에 스윙 폼이 커지게 마련이고 결국 후반기 성적도 나빠진다는 주장이다.
롯데 황재균(28·사진) 역시 이 저주에 시달렸다. 황재균은 지난달 17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 결승에서 11개를 담장 바깥으로 넘겨 우승을 차지했다. 문제는 그 뒤로 후반기 20경기에서 홈런을 단 하나도 때려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반기에 0.949였던 OPS(출루율+장타력)도 후반기에는 0.729로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황재균이 후반기 처음으로 ‘손맛’을 본 것도 수원이었다. 황재균은 14일 경기 1회 1사 2루 첫 타석에서 kt 선발 정대현(24)이 던진 체인지업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후반기 83타석 만에 때려낸 첫 홈런이었다.
미국야구조사협회(SABR)에 따르면 이 저주는 ‘허구’에 가깝다. 그래도 역시 저주는 빨리 벗어날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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