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인비가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면서 한국 여자골프가 다시 한번 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코리아’라는 국가 이미지에도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하지만 국내에서 골프는 여전히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고 있다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박인비가 금의환향하던 순간 인천공항에는 해외 골프여행을 떠나는 관광객들이 넘쳐났다. 골프 치는 비용이나 다양한 선택의 폭을 감안할 때 골퍼들에게 무작정 국내에서 휴가를 즐기라는 애국심만 강조하기는 힘들다.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 전 골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골프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관계자들은 이 말을 반신반의하면서도 반겼다. 그러나 아직도 정부와 관계부처의 이렇다 할 움직임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번 추경과 관련된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골프가 제외된 것만 봐도 그렇다. 골프장 운영과 관련된 정책과 제도는 누구도 언급하고 싶지 않은 듯하다.
골프장 사업자들은 골프 활성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개별소비세 인하와 각종 불합리한 제도 개선, 선수·청소년·노인·장애인의 골프장 이용 혜택, 골프장 원형보전지 문제 해결 등을 줄곧 요구해왔다. 이 요구들은 시행해도 세수에 큰 영향은 없다. 그러나 국회와 관계부처는 이를 외면해왔다.
지난해 해외 골프관광객은 200만 명, 지출액은 4조 원에 육박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골프장 연간 매출액이 3조5000억 원인 것을 감안할 때 골프관광수지 적자는 심각한 수준이다. 골프 관련 비용을 낮춰야 골프관광객들의 발길을 다시 국내로 돌리게 할 수 있다. 이렇게만 되면 국내 골프산업이 내수경기 회복의 견인차 노릇을 할 수 있다. 숙박 음식 용품업계 등의 동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해답은 가까운 데 있는지 모른다. 현재 진행 중인 골프 활성화 장애요인의 해결이 새로운 개발과 투자보다 더 효과적일 것은 분명하다. 대통령이 지향하는 경제 활성화의 동력을 마련하고 현장을 중시한 실질적인 처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민관 합동으로 골프산업 발전을 위한 중장기 발전 계획과 실행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골프 활성화를 위한 골든타임의 초침이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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