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혔으나 순위경쟁에서 뒤처지며 7위까지 추락했다. 무기력증에 빠진 선수단을 재편하기 위해 애꿎은 코칭스태프만 개편하고 있다. 김용희 감독(사진)의 리더십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승이 아쉬운 SK, 애매한 판정에도 침묵 SK다운 근성 실종…베테랑 자세도 문제
#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KIA전 6회초 공격에서 SK는 2루타 2개, 단타 1개, 볼넷 1개, 희생타 1개를 얻어냈다. 그런데 SK가 얻은 점수는 고작 1점이었다. 1루주자 박재상이 견제사를 당하며 흐름이 끊어졌다. SK의 견제사는 18일까지 13개로 한화와 공동 2위다. 5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선 앤드류 브라운이 체크스윙 때 볼이 포수 뒤로 빠졌음에도 1루로 달리지 않고 그냥 서 있다가 삼진으로 처리됐다. 이런 플레이가 나왔음에도 SK 감독과 코치진의 움직임은 없었다. 그저 김용희 감독이 점잖게 구심에게 항의했을 뿐이다. 그러다 2-4로 패했다. 이것이 SK의 현실이다. 승리도, 재미도, 교훈도 없는 야구를 반복하고 있다.
# 언젠가부터 SK는 공 1개의 소중함을 잃었다. 1승이 아쉬운 5강 도전팀이라곤 믿어지지 않는, 그저 ‘공 보고 공 치는’ 개인기 야구를 답습할 뿐이다. 올 시즌 성적을 못 내면 SK는 더 이상 대형투자를 감당할 동력을 확보하기 힘들다. 미래를 기약하고 힘겨운 리빌딩으로 들어가야 할 실정이다. 당장 정우람 등 팀 내 프리에이전트(FA) 잔류부터 호락호락하지 않다.
# kt 조범현 감독은 5일 포수 윤요섭(33)을 3군으로 내렸다. 볼카운트 3B-0S서 경기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방망이를 휘두르는 것은 베테랑의 자세가 아니라는 질책이었다. 윤요섭에게는 가혹한 일일 수 있으나, 선수단 전체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의지가 읽힌다. NC 김경문 감독이 투타의 간판 이재학과 나성범에게 유독 더 엄격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반면 SK에서 김 감독을 욕하는 선수는 거의 없다고 한다. 선수가 집중력이 떨어지는 플레이를 저질러도 감싸주고, FA 등록일수와 옵션 등을 배려하는 듯한 엔트리 운영을 하고 있으니 싫은 소리가 들릴 턱이 없다. 간판타자 최정이 최악의 스윙으로 2군에 내려갔을 때도 명목상으로는 부상이었다. 그러다 팀 성적이 다급해지니 슬그머니 올렸다.
# ‘왕조’ SK의 정신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는데 김 감독은 코치들만 바꾸고 있다. 코치에게 악역을 떠넘기는 발상이나 다름없다. 타격코치를 바꿨음에도 SK의 팀 득점은 LG 다음으로 저조하다. 투수코치, 수석코치를 바꾼 뒤에도 1승을 얻기가 버겁다. 어디가 환부인지 모르니 엉뚱한 처방만 하고 있는 것이다. SK의 잔여경기가 많이 남아서, 부상선수 몇몇이 돌아온다고 해서 희망적이라고 믿는 사람이 김 감독 말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