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의 배니스터 감독은 국내 팬들에게 공공의 적처럼 비난받는다. 신임 감독이면서 1억30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베테랑 외야수 추신수를 대접해주지 않는다고 보는 듯하다. 그러나 이곳 현지에서는 올 시즌 첫 지휘봉을 잡았지만 지도력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 현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의 벤치코치(국내로 치면 수석 코치격)를 오랫동안 지내면서 내공을 쌓았다는 평이다. 야구에 대한 열정도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다.
미국 스포츠에서 뛰어난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거나, 과거의 위대한 감독들은 대부분 독재 스타일이다. 요즘 국내 스포츠에서는 감독이 선수와의 소통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미국은 다르다. 선수들과 형제처럼 지내는 소통의 감독은 성공보다 실패할 경우가 많다. 현재 NBA 뉴욕 닉스 필 잭슨 사장은 미국 스포츠 사상 시카고 불스와 LA 레이커스에서 최다 우승(11회)을 작성한 위대한 감독으로 꼽힌다. 잭슨 전 감독은 선수들과 소통하지 않았다. 레이커스 시절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는 기자를 통해 감독의 지시나 의도를 알았다.
미국 스포츠에서 최고의 감독으로 꼽히는 NFL의 빈스 롬바르디(슈퍼볼 우승 트로피)는 독재자였다. 현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명문으로 만들었고 슈퍼볼을 4차례나 우승시킨 빌 벨리칙 감독도 선수들과 대화를 거의 않는 독재자다. 미디어 관계자들도 소 닭 보듯 대한다. 레전더리 감독이 된 뉴욕 양키스 조 토리 전 감독도 비슷한 스타일이었다. 다저스 취재 때 선수들과 소통하는 스타일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된 토리는 메이저리그에서 위대한 감독 가운데 한 명이다.
시카고 컵스의 스탈린 캐스트로(25)는 올해 조 매든 감독이 부임하기 전 부동의 유격수였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이지만 그를 벤치에 앉힌다는 것은 있을 수 없었다. 컵스의 간판이었다. 하지만 매든은 올해 캐스트로를 스타팅에서 빼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캐스트로를 벤치에 앉히자 미디어들은 매든 감독이 게임을 이기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스타플레이어에 얽매이지 않고 승리를 위한 승부수로 평가했다. 컵스는 지난 17일 9연승이 끝났지만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베니스터 감독은 최근 추신수를 원래의 자리인 테이블세터 2번으로 타순을 고정하려고 애쓴다. 추신수의 타율(0.246)이 썩 높은 편은 아니지만 득점으로 팀에 공헌하고 있기 때문이다. 볼넷으로 출루율을 높이고 있다. 최근 팀의 7경기에서 추신수가 득점했을 때 4승1패였다. 텍사스는 전반기 42승46패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물가물했으나 후반기에서는 19승12패 승률 0.613으로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20일 시애틀을 7-2로 눌렀다. 현재 와일드카드 두 번째 팀과의 레이스에서 1.0게임 차 뒤져 있다. 역대로 좋은 성적을 내는 감독들은 선수의 이름값보다 현재의 기록을 중요하게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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