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받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좋은 자료를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 ‘프리미어 12’ 전력분석팀장을 맡은 김시진(57) 전 롯데 감독이 의욕적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김 전 감독은 5∼6월 소프트뱅크에서 연수를 받으면서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했다. 이달 초 전력분석팀장에 임명되면서 당시 경험을 소중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일본은 이번 대회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는 분위기”라며 “개막전에 오타니 쇼헤이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소개했다. 데뷔 당시부터 ‘괴물신인’으로 주목받은 오타니(니혼햄)는 프로 3년차인 올 시즌 더욱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12승3패, 방어율 2.11로 퍼시픽리그 다승, 방어율, 탈삼진(151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 개막전은 11월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한국-일본전이다. 대만에서 조별예선이 진행되는데, 주목도가 높은 한·일전 한 경기만 일본에서 펼쳐진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위해 이번 대회 흥행이 필요하다. 삿포로돔은 오타니가 몸담고 있는 니혼햄의 홈구장이다. 김 전 감독은 “일본도 야구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몇 년 전부터 올림픽에 맞춰 대표팀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가까운 일본과 대만에 대한 전력분석이 수월하다. 그러나 북중미국가들은 애매하다. 한국이 속한 B조에는 미국, 멕시코,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가 포진해 있다. 김 전 감독도 효과적인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김 전 감독이 지향하는 전력분석은 ‘선수 눈높이에 맞춘’ 데이터다. 선수가 가장 쉽고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 제공하려고 한다. 그는 “그동안 받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좋은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며 “선수들이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함께 전력분석을 하는 이종열, 안치용 해설위원이 선수들에게 의견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