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월드컵 2차예선 공격수 발탁… 포르투갈-K리그 맹활약 높은 점수
손흥민 등 부진 유럽파도 뽑았지만 “젊은 K리거 보며 분발해야” 촉구
‘안방에서 한 방!’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다음 달 3일 열릴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안방경기에 내건 슬로건이다. 대표팀은 최근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했지만 골 결정력 부족(3경기 3골)이라는 숙제를 완벽하게 풀지는 못했다. 유럽파와 K리그 공격수들의 경기력을 지켜봐 온 슈틸리케 감독이 그동안 A매치에서 중용하지 않았던 ‘새 얼굴’을 대표팀에 합류시킨 이유다.
슈틸리케 감독은 24일 발표한 라오스전과 레바논전(9월 8일)에 나설 대표팀 명단(23명)에 공격수 석현준(24·비토리아)과 황의조(23·성남)를 포함시켰다. 석현준은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 시절인 2010년 이후 5년 만에, 황의조는 지난해 12월 아시안컵 예비 명단 포함 이후 8개월 만에 대표팀에 승선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의 기본 골격이 완성된 지금이 새 공격수를 시험해 볼 좋은 시기다. 두 선수가 대표팀의 득점력을 보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둘이 그라운드에 나서기 위해서는 우선 ‘슈틸리케의 황태자’ 이정협(24·상주 상무)과의 주전 경쟁에서 이겨야만 한다.
체격(190cm, 83kg)이 좋은 석현준은 19세이던 2010년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에 입단해 유망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후 부진에 빠져 여러 차례 팀을 옮겨 다니며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1월 비토리아(포르투갈)의 유니폼을 입게 된 그는 2014∼2015시즌 리그 6골을 넣으며 재기에 성공해 태극마크를 되찾았다. A매치 출전 경험이 없는 황의조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10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황의조의 문제점은 플레이에 기복이 있다는 것이었는데 최근에는 꾸준히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황의조는 공격수와 미드필더로 모두 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골 결정력을 갖춘 두 공격수의 발탁은 부진에 빠진 유럽파의 경기력과도 맞물려 있다. 그동안 대표팀은 이정협이 상대 수비진 사이를 움직이며 만든 공간을 2선 공격수가 침투해 골을 노리는 전술을 즐겨 써왔다. 그러나 대표팀의 기둥인 유럽파 2선 공격수 이청용(27·크리스털팰리스) 구자철(26·마인츠) 손흥민(23·레버쿠젠) 등은 최근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가 줄어들어 경기력이 떨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능력을 믿고 있다”며 이들을 모두 대표팀에 발탁했지만 한편으로는 대표팀의 젊은 K리그 선수들과 비교하며 분발을 촉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권창훈(21·수원) 이재성(23·전북) 등은 동아시안컵을 통해 발전했다. 대표팀뿐만 아니라 소속팀에서도 상대를 위협하는 선수가 됐다”며 “경기력이 떨어진 유럽파 선수들이 대표팀을 ‘집’으로 생각하고 성장의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골키퍼 김동준(21·연세대)은 대학 선수 중 유일하게 대표팀에 승선했다. 국가대표팀에 대학 선수가 정식 소집된 것은 2010년 1월 이후 5년 7개월 만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