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망이 대세들은 ‘초구男’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5일 03시 00분


나성범-이대형-테임즈-마르테 등 스트라이크 확률 높아 적극 공략
본인 전체타율보다 높은 경우 많아

1980년대 한화의 전신 빙그레의 전성기를 이끈 이강돈 현 천안 북일고 감독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초구의 사나이’였다. 타석에 들어서면 여지없이 초구부터 방망이를 크게 휘둘렀다. 빨리 쉬고 싶어서 초구부터 공략했다는 것이 이 감독의 말이다. 이 감독처럼 올 시즌 유난히 초구를 즐겨 치는 타자들이 타격 부문 순위 상위권에 대거 올라 있다. 보통 초구를 공략하는 비율이 30%에 육박하거나 넘어서면 초구를 좋아하는 편에 속한다.

타격 20위 안의 선수 중 초구 공략 비율이 가장 높은 NC 나성범은 전체 타석(481타석) 중 44.28%의 타석(213타석)에서 초구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초구를 쳤을 때의 타율은 0.370으로 자신의 타율 0.314보다 높다. 공을 오래 봐야 하는 1번 타자임에도 유난히 초구를 좋아하는 kt 이대형도 올 시즌 43.74%의 타석에서 초구를 때렸다. 이대형 역시 초구 공략 때 타율이 0.451로 자신의 타율 0.300을 크게 넘는다.

타격 1, 2위를 다투고 있는 NC 테임즈와 kt 마르테도 초구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전체 타석 중 28.32%의 타석에서 초구에 손을 댄 테임즈는 초구 공략 때 타율이 무려 0.620이다. 마르테도 37.25%의 타석에서 초구에 방망이를 휘둘러 0.418의 타율을 올리고 있다.

볼 배합이 전공인 각 팀 포수들이 초구를 노리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초구 공략 비율이 40.13%인 삼성 이지영은 초구 공략 때 타율이 0.429다. 3번에 1번꼴로 초구를 친 두산 양의지(30.59%)도 초구에 방망이를 휘둘렀을 때 0.333의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KIA 이홍구도 전체 타석 중 44.1%의 타석에서 초구를 때려 0.412의 타율을 올렸다. 한화 안방마님 조인성도 초구 공략에서 강렬한 인상(초구 공략 비율 40.45%, 초구 타율 0.393)을 남기고 있다.

김한수 삼성 타격코치는 “투수들이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결정구나 유인구를 다양한 코스와 높이로 잘 던지기 때문에 타자로서는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며 “스트라이크로 던지는 경우가 많은 첫 공을 치는 것이 좋은 타구를 만들어 낼 확률이 높아 적극적으로 초구 공략을 주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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