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농구 삼성은 지난 시즌까지 패배가 익숙한 팀이었다. 2014∼2015시즌 11승43패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새 시즌을 앞두고 프로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르면서도 큰 점수차로 지는 경우가 잦았다. 8월 중순 열린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에서도 1라운드에 오리온스를 만나 완패를 당했다.
전력을 대거 보강했지만 김준일이 부상으로 뛰지 못했고, 외국인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가세했지만 그를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새로 뽑은 외국인선수 론 하워드 역시 발목 부상으로 오리온스전에서 벤치만 지켰다. 삼성 코칭스태프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2015∼2016시즌 개막(9월 12일)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는데도 이처럼 팀이 전혀 색깔을 찾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전들이 많이 바뀌면서 손발도 잘 맞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은 전지훈련차 참가한 ‘2015 삼성 갤럭시배 한중농구대항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중국프로농구(CBA) 상위권의 관둥 타이거즈, 중하위권의 불산 롱 라이온즈, 한국의 kt 등 4개 팀을 상대로 3승1패를 거뒀다. 예선 풀리그에서 2승1패를 거뒀고, 30일 관둥과의 결승에서 76-72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소규모 대회이기 때문에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삼성에는 의미 있는 대회였다. 4경기를 치러 3승을 거뒀고, 관둥을 상대로 1승1패를 챙겼다. 특히 26일 관둥과의 예선 첫 경기에선 패했지만 끝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져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삼성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패배의식을 떨치고 이기는 맛을 봤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선수들이 이기는 경기를 했고, 이를 통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게 이번 전지훈련의 가장 큰 소득”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전술적으로 가다듬어야 할 부분은 많지만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리그로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