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전엔 “3할 승률 기적” 비관적 전망 트레이드 등으로 5월 이후 성적 대반전 올 시즌 99패 이하 목표까지 2승만 남겨
조용한 기적이다. kt의 순위는 시즌 전 많은 이들이 전망한 것처럼 여전히 10위, 최하위다. 118경기에서 43승75패, 승률 0.364. 숫자만 보면 초라하다. 그러나 대형 트레이드와 외국인선수 교체가 이뤄지기 전이었던 시즌 초반의 부진을 빼면 중위권 팀들과 큰 전력차 없이 시즌을 마무리해가고 있다.
128경기를 치른 지난 시즌 최하위는 한화로 승률 0.389를 기록했다. 2013년에도 한화가 최하위였는데, 승률은 0.331이었다. 이에 올 시즌 전 많은 전문가들과 현장의 선수들 및 코칭스태프는 “kt가 3할 승률을 달성하면 기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100패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중간 중간 4일 휴식이 있었고, 128경기를 치른 2013년 신생팀 NC와는 환경 자체가 다르다”, “외국인타자 부활은 투수 전력이 부족한 신생팀에게 가장 큰 독이다”, “특급 외국인투수가 없다.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등을 댔다.
그러나 kt는 5월 이후 장성우, 오정복, 하준호 등을 굵직굵직한 트레이드로 영입해 팀 색깔을 바꿔나간 데 이어 ‘거포의 재발견’으로 표현되는 박경수의 진화, 김재윤-조무근-장시환 등 불펜 필승조의 발굴 등으로 대반전을 이루기 시작했다.
‘스프링캠프에선 기술적 완성이 중요하지만 시즌에는 상대 투수에 대한 빠른 파악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개막 후 이시히메 카즈히코 타격코치를 퓨처스(2군)로 내려 보내고 황병일 수석코치에게 중책을 맡긴 것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트레이드와 내부경쟁도 지속됐다.
kt는 8월 들어 4번타자 댄블랙 없이 25경기를 치르면서도 팀 타율 공동 1위(0.311), 팀 홈런 1위(39개)를 기록했다. 팀 방어율에서도 6위(5.41)로 선전하며 14승11패, 승률 0.560을 찍었다. 8월 월간 팀순위는 4위다.
무엇보다 큰 성과는 개막 전 조범현 kt 감독이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99패 이하’ 목표에 단 2승만을 남겨둔 것이다. 99패 이하는 45승 이상을 거둬야 가능한 기록이다. 앞으로 kt는 2승만 보태면 조용한 기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99패 이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승수가 아닌 패수로 1차 목표를 설정한 신생팀의 1군 데뷔시즌은 고군분투였고. 많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조 감독은 이미 선수별 맞춤형 훈련을 골자로 한 스프링캠프 구상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