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운드에 드디어 새 얼굴이 보인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 김원중(22·사진)이 1군에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시즌 초만 해도 롯데에서 홍성민(26) 외에 20대 투수를 찾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선발과 불펜에 20대 투수들이 더러 보인다. kt와의 트레이드로 선발에 박세웅(20), 불펜에 이성민(25)을 채웠고, 홍성민은 경험을 쌓으며 필승조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박세웅이 당당히 선발의 한 축을 맡고 있고, 이성민도 여전히 필승카드다.
롯데 이종운 감독은 5위 경쟁 외에도 이렇게 젊은 투수들의 ‘전력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이 감독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든 투수가 있다. 우완 김원중이다. 그는 5일 잠실 LG전에서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5-2로 앞선 6회말 무사 1·2루 위기서 등판해 첫 타자 오지환에게 우전적시타를 맞았으나, 이후 세 타자를 삼진과 내야 뜬공, 땅볼로 잡아내며 리드를 지켰다. 1.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김원중은 8번째 등판 경기에서 첫 홀드를 수확했다.
사실 이 감독은 김원중이 이렇게 빨리 1군 전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3월 공익근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김원중은 차근차근 몸을 만들며 구위를 끌어올렸다. 퓨처스리그(2군) 11경기서 2승2패1세이브, 방어율 6.89를 기록한 뒤 지난달 8일 데뷔 후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수많은 신인들이 그렇듯, 김원중도 1군에서 직접 부딪히며 성장하고 있다. 첫 홀드를 올리기까지 0.1이닝 5실점(8월 22일 대구 삼성전)하며 무너진 경기도 있었고, 0.2이닝 동안 볼넷 3개(9월 1일 사직 kt전)를 내주며 흔들린 적도 있었다.
김원중은 “그동안 야구가 정말 고팠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올해 준비하면서 1군에서 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했다. 막상 던지니 마음 같지는 않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지금 1군에서 던지고 있어 좋다. 올해는 탈 없이 1군에서 잘 마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롯데는 수년간 상위 라운드에서 지명한 투수의 성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김원중의 등장은 그래서 더 의미가 크다. 이 감독도 “자신감이 점점 붙을 것이다. 그날 경기를 보면서 (김)원중이 피칭에 정말 기분이 좋았다. 기뻐서 고함도 몇 번 질렀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