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미 “日최다상금 깨고 싶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9월 8일 05시 45분


이보미가 6일 끝난 JLPGA투어 골프5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시즌 총상금 1억4749만엔을 획득한 이보미는 2위와 격차를 약 6000만엔으로 벌리면서 여유로운 1위를 지키고 있다. 사진제공|르꼬끄골프
이보미가 6일 끝난 JLPGA투어 골프5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시즌 총상금 1억4749만엔을 획득한 이보미는 2위와 격차를 약 6000만엔으로 벌리면서 여유로운 1위를 지키고 있다. 사진제공|르꼬끄골프
■ JLPGA 골프5레이디스 토너먼트 우승

다섯 번의 연장혈투 끝에 시즌 4승 달성
日투어 첫 2개대회 연속 와이어투와이어
한 시즌 최다 상금·사상 첫 2억엔 ‘눈앞’

“지고 싶지 않았다. 꼭 이기고 싶었고 그래서 더 이를 악물었다.”

6일 일본 기후현 미즈나골프장.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골프5레이디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현장엔 평소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려왔다. 관심은 온통 이보미(27)에게 쏠렸다.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이보미가 우승을 차지할 경우 1988년 JLPGA투어가 출범한 이래 처음으로 2개 대회 연속 와이어투와이어 우승(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우승)하는 대기록을 달성하기 때문이다. 이보미는 긴장했다. 최종라운드를 2타 차 선두로 나서 손쉬운 우승이 예상됐지만 그렇지 않았다. 나리타 미스즈(23)의 추격이 거셌다. 이보미에겐 한번 악몽을 안겼던 주인공이다. 6월 산토리레이디스오픈에서 맞대결을 펼쳐 이보미에게 준우승의 아픔을 안겼다.

“한번 진 경험이 있었기에 또 지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지면 저 선수에게 약하다는 평가를 들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욱 이기고 싶었다.”

우승까지는 힘든 과정이 계속됐다. 게다가 비가 쏟아져 상황을 예측하기 힘들었다. 연장 첫 홀에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홀까지 승부를 내지 못했다. 이보미도 조금씩 지쳐갔다. 연장 네 번째 홀에서는 실수가 있었다. 25m 지점에서 친 버디 퍼트가 짧았다.

“비가 많이 내린 탓에 그린에 물이 찼다. 힘껏 친다고 쳤는데 5m 정도 짧았다. 보기를 했는데 나리타도 보기를 해 다시 기회가 왔다.”

계속된 연장으로 체력이 떨어지면서 정신력의 싸움이 됐다. 이보미는 “여기까지 와서 지고 싶지 않았다. 그 순간 한국에서 두산매치플레이 때 (유)소연이와 (최)혜용이가 치른 9홀 연장이 떠올랐다. 무조건 빨리 끝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고, 그 순간 상대의 실수가 나오면서 우승이 내게 찾아왔다”고 마지막 연장 승부를 돌아봤다. 일본에선 난리가 났다. “여왕 이보미의 완벽한 우승”이라며 대서특필했다.

이 우승으로 이보미는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갈아 치웠다. 올 해만 4승을 기록하면서 2010년 한국과 2012년과 2014년 일본에서 기록한 3승의 벽을 넘어섰다.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이보미에겐 새로운 기록이 기다리고 있다. JLPGA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과 사상 첫 2억엔 돌파다.

이보미는 7일 현재 1억4749만2066엔을 벌었다. 2009년 요코미네 사쿠라가 세운 역대 한 시즌 최다 상금(1억7501만6384엔)과는 불과 2752만4318엔 차다. 10일부터 나가사키현 긴카이 아일랜드 골프장(파72)에서 열리는 일본 LPGA챔피언십(총상금 1억4000만엔)의 우승 상금은 2520만엔으로 3연승에 성공하면 기록에 근접한다.

2억엔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보미의 올해 수입을 대회당 평균으로 나누면 약 670만엔이다. JLPGA투어는 시즌 최종전 리코컵 챔피언십까지 12개 대회를 남겨두고 있어 평균 성적만 유지해도 충분히 2억엔을 넘길 수 있다. 이보미는 “기록을 깨고 싶고, 새로운 기록을 쓰고 싶다. 올해 기회가 왔고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반드시 목표를 이뤄내겠다”며 굳은 각오를 보였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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