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이닝 5K 1실점…kt 강타선 완벽 봉쇄 49개 변화구 투구 중 스트라이크 35개 ‘프리미어 12’ 우완 정통파 에이스 진가
왜 프리미어 12 국가대표팀 우완 에이스로 꼽히는지, 그리고 왜 KBO리그에서 3번째로 높은 수입(FA 계약 총액 기준)을 올리는 투수인지 윤성환(34·삼성·사진) 스스로 입증한 경기였다.
윤성환은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는 kt 타선을 8일 대구구장에서 만났다. kt 타선은 모처럼 완전체였다. 3일 타구에 무릎을 맞고 경기를 뛰지 못했던 박경수가 돌아왔다. 손목 골절로 약 2개월간 결장했던 댄블랙도 완전히 타격감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윤성환은 최고 시속 142km의 직구와 정교한 제구, 날카로운 커브와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kt 타선을 7이닝 1실점으로 막고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이날 던진 49개의 변화구 중 스트라이크가 35개일 정도로 제구가 일품이었다.
7이닝 동안 7안타를 허용했지만 장타는 2회초 박경수에게 허용한 2루타뿐이었다.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으로 탈삼진 5개를 곁들였고, 볼넷은 1개도 내주지 않았다. 6회초 kt 외국인타자 듀오 앤디 마르테-댄블랙에게 연속안타를 맞은 뒤 김상현의 1루 땅볼로 실점했지만 1루수 채태인의 수비가 아쉬운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로 윤성환은 매우 의미 있는 2가지 기록을 한꺼번에 달성했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165이닝을 소화했다. 이날 7이닝을 더하면서 시즌 172이닝을 달성했다. 2000년 이후 국내투수로는 2번째 3년 연속 170이닝 이상 투구다. 리오스(KIA·두산 2004∼2007년)가 4년 연속 200승 이승 투구를 하기도 했지만, 국내투수로는 봉중근(LG·2008∼2010년) 이후 윤성환이 처음이다. 또 시즌 15승(7패)을 달성하며 2004년 프로 데뷔 이후 개인 최다 승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윤성환은 2009, 2011, 2014시즌 각각 14승이 최다였다.
윤성환은 지난해 말 4년 총액 80억원이라는 초대형 FA 계약을 했다. 윤석민(KIA·90억원), 장원준(두산·84억원)에 이은 3번째 고액 몸값이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맺은 계약이었기에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FA 계약 이후 개인 최다승에 개인 최다이닝까지 돌파하며 스스로 가치를 증명했다. 포스트시즌과 11월 개막하는 프리미어 12에서도 우완 에이스로 활약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경기 후 윤성환은 “항상 이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2000년 이후 3년 연속 170이닝 이상 투구가 국내선수로 2번째 기록인지 몰랐다. 매우 기쁘다. 이닝은 그 자체로 팀에 플러스가 되기 때문에 자부심이 느껴진다. 항상 바랐던 15승을 팀이 1위 확정을 위해 꼭 필요한 순간 거두게 돼 더 기분이 좋다. 앞으로 시즌 종료까지 3∼4번 더 등판할 것 같다. 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