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지휘, 수비력 좋아져… 중국과 20년 만에 첫 무승부 등
월드컵예선 3차전까지 무실점… 카타르엔 3점 뒤지다 2골 뒷심도
5월 시작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약체들의 선전이 돋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0위권의 약팀들이 상위 팀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하면서 승점을 쌓고 있다.
홍콩의 선전이 가장 눈에 띈다. 국내 프로축구 울산과 전북에서 뛰었던 김판곤 감독(46·사진)이 2012년부터 이끄는 홍콩 대표팀은 3일 열린 중국과의 2차 예선 C조 방문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며 승점 1을 챙겼다. 홍콩이 중국과의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에서 패하지 않은 건 1995년 5월 친선경기 때 1-1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20년 만이다. 홍콩의 중국전 무승부에 대해 FIFA는 경기 직후 홈페이지를 통해 ‘사건’이라 표현했다.
홍콩의 FIFA 랭킹은 151위, 중국은 84위(아시아 8위)다. 인구 700만 명이 조금 넘는 홍콩은 13억 인구 중국의 특별행정구다. 하지만 월드컵 지역 예선에는 국가 단위가 아닌 축구협회 단위로 팀을 꾸려 출전하기 때문에 홍콩과 중국이 맞붙게 됐다. 축구협회는 홍콩(1914년)이 중국(1924년)보다 먼저 생겼다. 홍콩은 2차 예선에서 첫 상대 부탄을 7-0, 두 번째 상대인 몰디브를 2-0으로 꺾은 데 이어 중국을 상대로도 골을 내주지 않고 3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하다 8일 카타르에 2-3으로 져 첫 패배를 당했다. 홍콩은 0-3으로 뒤지다 2골을 따라붙는 뒷심을 보여줬다.
홍콩은 1950, 60년대까지 아시아 정상권에 근접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1970년대 중반부터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월드컵 본선에 한번도 오르지 못한 홍콩의 축구팬들은 ‘매직 판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홍콩 팬들은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홍콩을 16강에 올려놓은 김 감독에게 ‘매직 판곤’ ‘서 킴(Sir Kim)’ 등의 별명을 붙여줬다.
예선 D조에 속한 FIFA 랭킹 149위의 투르크메니스탄은 6월 이란(40위·아시아 1위)을 상대로 1-1 무승부를 기록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예선 E조의 FIFA 랭킹 157위 싱가포르도 적지에서 일본(58위·아시아 3위)을 상대로 선전하면서 0-0으로 비겨 승점 1을 챙겼다. 싱가포르는 일본이 3-0으로 꺾은 캄보디아를 4-0으로 눌렀다. FIFA 랭킹 126위인 북한은 우즈베키스탄(76위·아시아 6위)을 4-2로 꺾는 등 3연승을 올리면서 H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8개 조로 나눠 치르는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는 각 조 1위와 성적이 좋은 2위 팀 4개국까지 모두 12개 나라가 3차 예선에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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