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18·뉴질랜드)가 또 하나의 골프역사를 썼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 정상에 오르며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록을 세웠다.
리디아 고는 13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골프장(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 잡아내는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이날만 8언더파 63타를 치며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짜릿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LPGA 통산 9승째(아마추어 2승 포함)이자 메이저대회 우승은 처음이다. 1997년4월24일 생인 리디아 고는 이날로 만 18세4개월20일이 돼 2007년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모건 프레셀(미국)이 세운 18세10개월9일을 6개월 가까이 줄였다.
리디아 고는 기록제조기다. 2012년 2월 아마추어였던 그는 호주여자프로골프(ALPG)투어 뉴사우스웨일스오픈에서 14세9개월의 나이로 우승해 남녀 프로골프 통틀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남겼다. 8월에는 캐나다여자오픈에 초청선수로 나서 15세4개월2일의 나이로 우승해 LPGA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2013년 2월에는 ISPS 한다 뉴질랜드여자오픈에서 우승해 유럽여자골프투어(LET) 최연소(15세9개월17일) 우승자가 됐다.
프로가 된 뒤에도 기록행진은 계속됐다. 루키 시즌인 2014년 8월 캐나다여자오픈 2연패에 성공했고, 데뷔 첫해 3승으로 208만9033달러의 상금을 벌었다. LPGA투어 사상 신인선수가 첫 해 200만 달러 이상을 번 건 리디아 고가 처음이다. 또 데뷔 첫해 26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컷을 통과했고, 6월 KPMG위민스PGA 챔피언십까지 54개 대회 연속 컷 통과 기록을 세웠다.
올 2월에는 최연소 세계랭킹 1위로 등극했다. LPGA투어 2015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코츠골프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에 오르면서 17세9개월7일의 나이로 최연소 세계랭킹 1위가 됐다. 앞서 최연소 기록은 2010년 신지애가 기록한 22세5일이었다. 이후 6월14일까지 19주 동안 여왕으로 군림했다.
생애 첫 메이저 우승에 성공했지만 세계랭킹 1위 탈환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도 박인비(27)가 공동 17위 이하로 떨어져야 1위로 복귀할 수 있었다. 박인비는 이날만 3타를 줄이면서 공동 8위(합계 5언더파 279타)에 올라 1위를 지켰다. 또 리디아 고가 이번 우승으로 48만7500달러(약 5억7817만원)의 상금을 추가하면서 시즌 총상금 219만 달러를 넘겨 상금왕 경쟁에도 불을 지폈다.
한편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를 달려 생애 첫 메이저 우승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이미향(22·볼빅)은 합계 7언더파 277타로 끝내 이일희(27)와 함께 공동 4위에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