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 3개·홈런 3개만 주자’며 편하게 피칭 1승만 하면 삼성 사상 첫 선발 전원 10승 등판기회 3번 남아…“한번은 잘 던지겠죠”
전반기 5승8패, 방어율 7.36. 후반기 4승무패, 방어율 3.49. 삼성 장원삼(32)이 마침내 제자리로 돌아왔다. 예전 자신의 모습을 확실하게 되찾았다. 2006년 현대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장원삼은 지난해까지 9시즌 동안 6차례나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2011년 이후 성적 기준으로는 KBO리그 전체 투수 가운데 팀 선배 윤성환(64승) 다음으로 많은 58승을 수확했다. 그만큼 꾸준했고, 강했다는 의미다. 올해는 전반기에 다소 부진했지만, 후반기 들어 든든한 안정감을 뽐내며 4년 연속 10승에 단 1승차로 다가섰다. 되찾은 구위와 밸런스, 그리고 달라진 마음가짐 덕분이다.
● ‘볼넷 주지 말자’는 생각을 버렸다!
장원삼은 뜻밖에도 “요즘 들어 볼넷을 주지 말자는 생각을 아예 버렸다”고 털어놓았다. 삼성 투수들은 올 시즌 10개 구단 최소 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볼넷이 가장 많은 한화와 200개 안팎으로 차이가 날 정도다. 그만큼 볼넷을 싫어하고, 잘 주지 않는다. 장원삼도 “우리 투수들은 특히 볼넷을 기피한다. (윤)성환이 형, (차)우찬이, 나까지 전부 볼넷을 안 내주려다가 피홈런이 늘어나는 경향도 있다”며 “그래서 홈런은 절대 맞지 말자는 생각도 하고, 무4사구 경기를 해보자는 생각도 많이 하면서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압박감이 오히려 심리적으로 방해가 됐다. 그는 “볼넷을 주지 말자는 목표를 세웠더니, 초반에 좋았다가도 경기 중간 볼넷 하나가 딱 나오면 그 순간 아쉽고 목표가 없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아예 머릿속에 다른 그림을 그린다. ‘볼넷은 3~4개 정도 주자. 홈런도 솔로로 딱 3개만 맞자.’ 그 후 “부담이 덜어지고 결과가 더 좋아졌다”고 귀띔했다. ● 대기록까지 남은 1승, 꼭 채운다!
앞으로 장원삼이 1승만 추가하면, 삼성은 사상 최초로 선발투수 5인 전원이 10승 고지를 밟는 대기록을 세운다. 마지막 주자 장원삼이 이 기록을 의식 안 할 수 없다. 혹여 다 잡았던 승리가 날아가면 주변에서도 평소보다 더 아쉬워하는 이유다. 그러나 장원삼은 다시 한 번 고삐를 늦췄다. 그는 “사실 시즌 초반에는 워낙 안 좋다보니 내가 선발로 나가는 날마다 보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팬들도 그렇고 야구 보는 분들께 신뢰를 많이 잃었던 것 같다”며 “후반기에 그 신뢰를 회복한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제 장원삼은 18일 대구 두산전을 포함해 선발등판 기회를 3번 정도 남겨뒀다. 그는 “다 해놓고 나만 남았으니 꼭 해야 할 것 같긴 하다”면서도 “3번 가운데 한 번은 잘 던지지 않겠나”라고 다시 한번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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