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구구장. 평소처럼 경기 준비를 시작한 삼성 선수들의 눈앞에 ‘18번’ 유니폼을 입은 두 소년이 나타났다. 이들의 이름은 ‘박석민 Jr.(주니어)’. 삼성 주장 박석민(30)의 두 아들 준현(8) 군과 서준(2) 군이었다.
아버지 박석민은 이날 경기에 앞서 프로 통산 1000경기 출장을 기념하는 상패와 꽃다발을 받았다. 삼성 구단은 박석민에게 의미 있는 날을 기념하기 위해 장남 준현 군을 시구자로 초청했다. 시포는 물론 박석민이 직접 맡았다.
안 그래도 박석민은 남다른 아들 사랑으로 유명하다. 올스타전과 같은 행사가 열릴 때면 늘 준현 군을 대동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했다. 준현 군도 야구 마니아로 유명하다. 넥센 박병호의 팬이라 박석민이 “제발 우리랑 경기를 할 때는 아빠를 응원해달라”고 농담한 적이 있을 정도다.
그런 준현 군이 대구구장에서 시구까지 하게 됐으니 부자가 모두 뛸 듯이 기뻐한 것은 물론이다. 박석민은 “몇 년 전(2011년 5월 21일 대구 두산전)에 준현이가 야구장에서 애국가를 부른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기뻤지만 지금이 조금 더 설레는 것 같다”며 웃었다.
야구선수 아버지를 둔 준현 군은 경기 전부터 맹연습을 하더니, 시구 때 박석민의 미트에 정확하게 공을 꽂아 넣어 감탄을 자아냈다. 아직 공을 던지기에는 너무 어린 서준 군도 아장아장 그라운드를 누비며 삼성 선수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박석민 삼부자에게는 짧지만 뜻 깊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