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Leisure]탱크같은 그가 있어 프레지던츠컵 유치 가능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2일 03시 00분


실력으로 3번 출전한 최경주



만약 최경주(45·SK텔레콤)가 없었다면 미국과 인터내셔널팀(미국, 유럽을 제외한 국제연합)의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을 한국에서 유치할 수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한 최경주는 2003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 처음 출전했다. 당시 인터내셔널팀 단장이던 게리 플레이어의 추천 선수로 ‘별들의 무대’에 데뷔할 수 있었다. 물론 이 역시 한국 골프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최경주는 2007년(캐나다)과 2011년(호주)에는 당당히 자신의 PGA투어 성적에 따른 포인트로 자력 출전해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최다인 통산 3차례 참가 기록을 세웠다. 최경주의 활약은 골프 변방이나 다름없던 한국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다음 달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개막하는 프레지던츠컵 개최를 앞두고 최경주의 가슴은 그 어느 때보다 뛰고 있다. 최경주는 “포커스가 한국에 집중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설렌다. 대회 준비를 뒷받침해주는 많은 기업인들과 후원자들이 잘 도와줘 이렇게 개최하게 됐는데 선수이기 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경주는 비록 선수로 뛰는 건 아니지만 인터내셔널 팀의 수석 부단장을 맡아 닉 프라이스 단장 등과 호흡을 맞춘다.

수석 부단장의 역할에 대해 최경주는 “간단하게 부단장(Vice-Captain)은 단장(Captain)을 보좌한다. 경기를 전략적으로 어떻게 잘 풀어갈지 선수 입장과 그렇지 않은 입장들을 잘 이야기 해주고 공유해서 전술을 짜는 것이다. 캡틴에게 많은 어드바이스를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민들에게 미디어를 통해 이번 프레지던츠컵을 어떻게 관전해야 하는지 또 언론에서는 어떻게 대회를 중계하고 비춰야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싶다. 한국에서 하는 만큼 우리 인터내셔널팀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기여를 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최경주가 한국 골프의 국제경쟁력을 끌어올린 개척자였지만 최근 국내 남자 골프는 침체와 인기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최경주 역시 이 부분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었다. “그동안 골프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친근감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것 같다. 오래된 건물이 있다고 치자. 이걸 내부만 다시 리모델링해서 계속 사용해야 할지, 아니면 허물고 다시 지어야 할지 결단이 필요한데 이것조차 잘 모르고 가는 것 같다.”

최경주는 프레지던츠컵 개최를 통해 한국 골프 재도약의 전기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골프는 단순히 신사의 스포츠, 레저 활동만은 아니다. 거대한 산업으로 봐야 한다. 프레지던츠컵만 해도 하루 2만5000명 이상의 갤러리가 찾는다. 나흘 동안 10만 명의 관중을 동원한다. 전 세계에 TV로 중계되니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스포츠 외교와 국가 발전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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