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K리그를 대표하는 두 베테랑이 한국축구를 한껏 빛내고 있다. K리그 통산 180골·65도움으로 역대 최다골과 최다공격포인트 기록을 갖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36·전북)은 역대 최고령 득점왕이라는 또 다른 값진 기록에 도전한다. 역대 최다도움(68개) 타이기록을 세운 ‘왼발의 달인’ 염기훈(32·수원)은 새 역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동국은 23일 광주와의 3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동점골과 결승골을 몰아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3경기에서 4골을 몰아치며 물오른 득점 본능을 뽐내고 있는 그는 13골로 득점 1위 김신욱(울산·14골)에게 1골차로 다가섰다. 2009년 이후 6년만의 득점왕 타이틀 탈환이 이제 가시권에 들어왔다. 더구나 만 36세인 이동국은 만약 올해 득점왕을 차지하면 2002년 34세의 나이로 최다골을 넣었던 에드밀손(당시 전북)을 밀어내고 역대 최고령 득점왕이라는 새로운 훈장도 달게 된다. K리그 필드플레이어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이동국은 세월을 거스르는 빼어난 활약으로 팬들의 갈채를 받고 있다.
염기훈도 이에 못지않다. 23일 광양에서 열린 전남전 전반 45분 ‘전매특허’인 왼발 크로스로 카이오의 득점을 도왔다. 자로 잰 듯한 ‘택배 크로스’를 받은 카이오는 상대 골망을 흔들었고, 염기훈은 개인통산 233경기 만에 68번째(시즌 12호) 도움을 챙기며 올림픽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갖고 있는 역대 최다도움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신 감독이 401경기에서 68도움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염기훈의 어시스트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짐작할 수 있다.
이동국은 “득점왕은 항상 욕심나는 타이틀”이라며 “최근 몇 년 간 시즌 막판에 부상을 당해 아쉬웠는데, 올해는 컨디션이 좋다. 시즌 끝까지 열심히 해서 득점왕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용병 선수보다는 토종 선수가 득점왕이 됐으면 좋겠다”는 이동국이 득점왕에 오를 경우 2010년 유병수(인천) 이후 5년만의 ‘토종 득점왕’의 탄생이란 의미도 있다.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득점왕 경쟁과 달리 도움왕 레이스에선 염기훈이 2위 로페즈(제주·9개)에 3개차로 앞서있어 여유가 있다. 이동국이 득점에서 좀더 힘을 낸다면 K리그를 대표하는 두 노장이 득점상과 도움상을 나란히 가져가는 흥미로운 장면도 연출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