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FC서울과 K리그 클래식(1부리그) 32라운드 원정경기에 앞서 성남FC 김학범 감독은 취재진에게 먼저 질문을 던졌다. 소속팀 황의조(23)가 화두에 올랐을 때였다.
올 시즌 클래식 득점왕 경쟁은 아주 치열하다. 이날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울산현대 김신욱(27)이 14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서울 아드리아노(28)와 전북현대 이동국(36·이상 13골)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12골의 황의조는 4위. “멀었다.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던 김 감독이지만 내심 제자가 득점왕에 올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쉬운 일은 아니다. 성남은 적지에서 서울을 꺾고 스플릿시스템 상위리그(1∼6위) 진입을 확정했다. 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정규리그 33라운드(10월 4일) 이후 상위팀들과 5경기가 예정돼 있는데, 황의조에 대한 상대팀의 견제는 한층 심해질 수밖에 없다. 득점왕은 스플릿까지 완전히 끝난 뒤 가려진다.
김 감독은 “공격 포인트 경쟁은 하위리그(7∼12위)가 유리한 게 아니냐. 상위리그에 나설 (황)의조나 (이)동국이보다는 하위리그에 나설 (김)신욱이가 한결 편안한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형평성 논리에 어긋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위리그에는 전력이 약한 팀들이 몰려있는 만큼, 김신욱이 더 유리하다는 얘기다.
그래도 은근한 제자 자랑은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들은 나름의 감각이 있다. 황의조는 페널티킥 한 골만 빼고 전부 필드 골이라 득점 순도도 높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