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야구단을 소유하고 있는 이유는 대외적으로 기업 이미지 개선과 홍보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사회공헌적 성격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내부 결속 역할도 매우 크다. 삼성-kt전이 열린 24일 수원 kt위즈파크.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수천여명의 관중이 kt위즈파크 주위에 북적였다.
이날 kt위즈파크에는 KT 황창규 회장과 임직원, 퇴직사우, 협력사 임직원 등 총 8500명이 초청됐다. kt위즈파크가 수용할 수 있는 총 관중은 2만200명. 절반에 가까운 관중석에 KT 임직원이 가득했다.
KT의 전신인 한국전기통신공사는 1981년 12월 창립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한국에서 처음으로 전화가 개통된 1885년(고종 22년) 9월 28일 한성전보총국 개국일을 사실상의 기업 생일로 정했다. 대한민국 통신 130년 역사를 KT가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직원들의 결속을 다지기로 했다. 그리고 가장 많은 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야구장에서 큰 행사를 치르기로 했다.
kt 선수들은 1951년 제1회 아시아야구대회에 참가한 대한민국 첫 번째 야구대표팀의 옷과 같은 디자인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뛰었다. 황창규 회장은 사전에 공개하지 않고, 유니폼에 프로텍터를 차고 헬멧까지 챙겨 쓴 채 KT 신입사원 김선우 씨가 시구한 공을 직접 받는 깜짝 시포를 맡기도 했다. 경기 전 조범현 kt 감독은 “정말 많은 직원 분들이 와주셨다”고 말했다. 모기업의 큰 관심이 선수단에는 부담일 수도 있지만, 격려의 의미가 더 크기 때문이다.
kt는 시즌 초반만 해도 모기업의 전폭적 지원이 부족해 경기력에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후반기 대반전을 이루며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때에 맞춰 모기업의 대규모 행사가 야구장에서 열렸다. 모기업의 관심이 스토브리그에선 어떤 형태로 표출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