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클럽하우스는 오후 3시 30분에 열린다. 요즘 그보다 2시간 전에 다저스타디움 외야에 나와 왕복달리기를 하는 선수가 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8)이다. 5월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여념이 없는 그는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가고 있다”며 따분하고 지루할 수도 있는 시간을 잘 소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류현진을 만나 재활 과정과 수술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어깨 수술 후 몸 상태는 어떤가.
“몸은 70∼80% 정도 올라왔다. 이르면 10월 초부터 캐치볼 정도는 시작할 것이다. 6주 동안 천천히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할 예정이다.”
―내년 2월 스프링트레이닝 합류에는 문제가 없는 건가.
“6주 동안의 재활 프로그램과 휴식기 이후 1월에 다시 시작할 때가 중요하다. 이때 공을 다시 던지게 되면 2월 스프링캠프 합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류현진은 10월 초부터 진행될 6주간의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한 뒤 휴식기 때 귀국할 예정이다.)
―야구를 하면서 현재의 시간이 가장 따분하고 지루할 텐데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나.
“고등학교 때 팔꿈치 수술을 하고 한 차례 긴 재활을 해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따분하지는 않다. 이번에는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류현진은 동산고 2학년이었던 2004년 팔꿈치 부상으로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1년의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류현진은 2005년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동산고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어깨는 팔꿈치보다 수술 성공률이 낮다. 메이저리그에서 어깨 수술을 받고 복귀하는 투수의 비율은 40% 정도. 그중에서도 수술 전 투구 실력을 되찾은 선수는 7%에 불과하다.
―수술 성공률이 팔꿈치가 85%, 어깨가 55% 정도인데 스스로는 어떤 믿음을 갖고 있나.
“당연히 재기에 성공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수술하기 전에도 그런 생각이 없었다면 시도조차 안 했을 것이다. 팔꿈치처럼 된다는 믿음이 있다.”
―피츠버그 좌완 프란시스코 리리아노도 어깨 수술 후 150km의 볼을 뿌리고 있다. 성공 사례 선수들을 살펴봤는지….
“우리 팀에도 있다. 그들은 어깨 수술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도 잘 던지고 있고. J P 하월도 한 번씩 와서 느낌이 어떤지 물어보는데 좋다고 대답한다. 재기하지 못할 것 같으면 수술을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수술을 결심했을 때의 심정은 어땠나.
“작년에도 (어깨가) 아팠었고 계속 조금씩 아팠다. 최대한 어깨가 불편하지 않은 상황에서 볼을 던지고 싶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
“처음에 의사와 얘기할 때도 수술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수술이 부담스럽기도 했고 성공률도 낮아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러나 수술이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마음이 바뀌었다.”
―피츠버그 강정호 선수도 수술을 받았다. 어떤 말을 해줬나.
“나도 수술한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주겠나. 수술한 다음 날 통화로 빨리 몸 추스르고 내년에 건강한 모습으로 보자고 했다.”
―팬들은 두 선수의 플레이오프 대결을 기다렸는데….
“그랬으면 당연히 좋았을 것을 아쉽게 됐다. 하지만 내년 시즌 초반에 일정(6월 25∼28일)이 잡혀 있어 팬들이 기다리는 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어깨 수술이 국내에서의 과다 투구 영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건 아니다. 한국에서 투구수가 많았지만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팬들은 하루빨리 복귀하기를 기원하고 있는데….
“올해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약속했는데 시즌 초부터 수술을 하게 돼 아쉽다. 재활에 매진해 내년에는 스프링트레이닝, 시범경기 때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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