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두번째 경기 데뷔골 이후 상승곡선 5일 스완지시티전 100위권 진입도 가능 골 터지면 승리…토트넘서 흐뭇한 징크스
손흥민(23·토트넘)의 멈춤 없는 전진이 인상적인 요즘이다. 이를 입증할 객관적 지표도 공개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3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정규리그 7라운드까지의 ‘EA스포츠 플레이어 퍼포먼스 인덱스’ EPL 선수랭킹에 따르면, 손흥민은 총점 76점으로 110위다. 나란히 EPL에서 활약 중인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은 각각 274위와 375위에 그쳤다. ● 꾸준한 상승세
첫 술은 배부르지 않았다. 9월 13일 선덜랜드 원정경기를 통해 EPL에 데뷔한 손흥민은 당시 313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20일 EPL 첫 골이자 결승골을 터트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홈경기 직후 172위(총점 47점)로 141계단이나 뛰어오른 데 이어 이번에는 다시 62계단을 점프했다. 선수 랭킹은 경기 결과와 개인 활약상(출전시간·공격 포인트 등)을 합산한 점수로 산정된다. 손흥민은 26일 맨체스터시티와의 홈경기에서 득점이나 어시스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공수 전반에서 출중한 활약을 펼치며 팀의 4-1 대승에 기여했다.
손흥민의 쾌속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내친김에 100위권 진입까지도 넘본다. 부상 등 큰 변수가 없는 한 5일 스완지시티 원정경기에 나설 그가 국가대표팀 선배인 기성용과의 ‘코리안 더비’에서 골 맛을 본다면 랭킹은 대폭 뛰어오를 수 있다.
가능성도 높다. 경기력과 페이스는 독일에서 뛸 때와 차이가 없다. 분데스리가 시절에도 특히 시즌 초반부에 강했다. 함부르크SV 유니폼을 입고 성인무대에 데뷔한 2010∼2011시즌 초반 4경기 만에 3골(시즌 전체 3골)을 몰아친 손흥민은 다음 시즌 5골 가운데 3골을 초반 7경기 만에 기록했다. 함부르크에서 마지막 시기였던 2012∼2013시즌에도 초반 12경기에서 6골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레버쿠젠에서도 시즌 초부터 펄펄 날며 동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 손이 터지면 팀도 웃는다!
‘손흥민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8월 정규리그 개막 이후 4경기 연속무승(3무1패)에 그치던 토트넘은 손흥민을 영입한 뒤 완전히 바뀌었다. 무기력하고 답답하기만 하던 화력이 불을 뿜기 시작했고, 수비진도 안정을 찾아갔다. 결과도 훌륭하다. 9월 정규리그 3경기,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1차전을 싹쓸이해 24일 아스널전 1-2 패배로 인한 리그컵 조기탈락의 아쉬움을 달랬다.
물론 ‘스텝 바이 스텝’이라는 초심은 잊지 않는다. 손흥민의 시선은 2일 AS모나코(프랑스) 원정으로 열릴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2차전을 향한다. 3-1로 이긴 카라바흐전 당시 2골을 몰아친 그는 기분 좋은 추억을 되새기며 결전을 기다리고 있다.
흐뭇한 징크스도 빼놓을 수 없다. 높은 득점 순도다. 손흥민이 터지면 팀도 활짝 웃었다. 레버쿠젠에서의 2013∼2014시즌과 지난 시즌, 그가 골 맛을 본 경기에서 진 것은 해트트릭을 작성하고도 4-5로 무너진 올 2월 볼프스부르크와의 홈경기(4-5 패)가 유일하다. 필요할 때 터지고, 터지면 이기는 유쾌한 공식이 계속될지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손흥민을 둘러싼 흥미로운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