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22년만의 가을야구…돈 퍼붓는 강호들 속 부활한 비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일 14시 28분


가을야구를 하는데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었다.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토론토가 1일(한국시간) 볼티모어와의 더블헤더 제1경기에서 15-2로 승리하며 지구우승을 확정지었다. 1993년 이후 22년 만의 지구우승이며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제2경기에서는 1-8로 패해 시즌 92승66패를 마크했다. 중부지구의 캔자스시티와 홈필드 싸움만 남겨두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유일한 캐나다 프랜차이즈 토론토는 1977년에 창단된 신생팀이다. 1992년과 1993년 2년 연속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며 명문으로 자리매김했다. 토론토는 1993년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조 카터가 끝내기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주가를 높였다. 월드시리즈 사상 끝내기 홈런으로 우승을 확정지은 경우는 딱 두차례 불과하다. 토론토 조 카터와 1960년 피츠버그 2루수 빌 매저로스키 뿐이다. 매저로스키는 유일한 7차전 끝내기 홈런이다.

1993년 이후 토론토는 포스트시즌과 담을 쌓았다. 구단운영이 무능했다기보다는 강호들이 우글거리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살아 남기가 힘들었다.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의 돈으로 퍼붓는 융단폭격에 속수무책이었다. 만년 꼴찌 탬파베이는 드래프트를 통해 유망주를 육성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피츠버그는 1992년 마지막 지구우승 이후 2013시즌 전까지 20년 연속 승률 5할을 만들지 못했지만 토론토는 달랐다. 지난해 포함 11차례나 승률 5할 이상을 작성했다. 뉴욕과 보스턴의 벽을 넘는데 번번이 실패했기에 포스트시즌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토론토가 22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게된 결정적 원동력은 트레이드였다. 오프시즌 오클랜드에서 3루수 조시 도널드슨과 밀워키에서 우완 마르코 에스트라다를 영입한 게 적중했다. 타율 0.300 홈런 40개 타점 1234개를 기록 중인 도널드슨은 아메리칸리그 MVP 후보다. 이어 피츠버그에서 프리에이전트 시장에 나온 포수 러셀 마틴을 붙잡았다. 7월31일 트레이드 마감시한에는 콜로라도에서 유격수 트로이 트로휼츠키, 좌완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디트로이트에서 트레이드해 와 대박을 터뜨렸다. 그리스 이민자 출신 알렉스 앤소포우롤스 단장의 판단이 정확했다.

토론토의 공격력은 가공할 만하다. 투수에게는 첩첩산중의 타선이다. 도널드슨 41개, 호세 바티스타 40개, 에드윈 엔카네시온 37개 등 중심라인 생산해 낸 홈런만 118개다. 전문가들은 올 월드시리즈의 강력한 후보로 토론토를 꼽고 있다. 공격뿐 아니라 마운드도 선발, 불펜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한편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도 세인트루이스의 지구우승으로 결정났다. 피츠버그는 더블헤더 제1경기에서 8-2로 이겨 세인트루이스의 지구우승 축배를 뒤로 미뤘으나 제2경기에서 선발 찰리 모튼이 초반에 대량실점으로 무너지면서 11-1로 완패, 3년 연속 와일드카드로 만족했다. 세인트루이스는 3년 연속 지구우승과 함께 팀 창단이래 최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쾌거를 이뤘다. 2번타자 추신수가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한 텍사스 레인저스는 애드리언 벨트레의 2점포를 비롯해 3개의 홈런으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6-2로 눌러 서부지구 우승 매직넘버를 2로 줄여 샴페인을 터뜨리는 날만 남겨뒀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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