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 올림픽행 좌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0월 2일 05시 45분


한국남자농구대표팀 김동광 감독. 스포츠동아DB
한국남자농구대표팀 김동광 감독. 스포츠동아DB
亞농구선수권서 골밑 내주며 이란에 완패

한국남자농구의 올림픽 본선 진출이 또 좌절됐다. 남자농구대표팀은 1일 중국 후난성 창사 시티아레나에서 열린 201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이란에 62-75로 졌다. 4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에 나갈 수 없게 됐다. 한국남자농구가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것은 1996애틀랜타대회가 마지막이었다. 이번 대회 우승팀은 올림픽 본선에 직행하고, 4강에 진출한 나머지 3팀은 내년 열리는 프레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코칭스태프 구성에서부터 난항을 겪어 대표팀 출범이 늦었다. 일찌감치 대표팀 사령탑을 고사한 모비스 유재학 감독만 바라보다 대표팀 감독을 공모하기에 이르렀다. 공모에서도 적임자를 찾지 못해 대한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일원인 김동광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선수들을 모아 훈련할 시간을 코칭스태프 선임으로 허비했다.

대한농구협회의 지원도 부족했다. 대표팀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만에서 열린 존스컵에 출전했지만, 국내에 머물 때는 대학팀, 프로팀, 상무 등을 상대로만 경기를 치렀다. 지난해에는 뉴질랜드대표팀을 초청해 친선경기를 치르는 등 다양한 준비를 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럴 기회조차 없었다. 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부족했다. 훈련비가 지난해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대회 초반에는 선수들이 직접 훈련복과 유니폼을 세탁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예산 부족으로 선수들은 하루 한 끼만 한식을 먹었다. 애국심만으로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대표팀이 꾸려진 이후에도 악재가 거듭됐다. 윤호영(동부), 하승진(KCC)은 부상으로 중도 탈락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 김선형(SK), 양희종, 오세근(이상 KGC) 등은 불미스러운 일과 소속팀 사정으로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최고의 멤버를 꾸릴 수가 없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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