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의 신’은 목동구장의 주인인 넥센을 향해 미소 지었다.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내는 귀중한 홈런 2방이 넥센 타선에서 터져 나왔다.
첫 홈런은 넥센 2번타자 서건창의 배트에서 나왔다.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서건창은 0-0으로 팽팽히 맞선 3회말 1사 후 풀카운트서 두산 선발 유희관의 한가운데로 높게 들어온 직구(시속 130km)를 받아쳐 외야 정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결승 솔로홈런을 날렸다. 비거리 120m. 올 시즌 홈런이 3개에 불과했던 서건창이 두산에 날린 회심의 일격이었다.
그 뒤를 이은 선수는 올 시즌 넥센을 빛낸 신인 김하성이었다. 8번 타순에 이름을 올린 그는 1-0의 살얼음판 리드 속에 4회말 2사 후 타석에 들어섰고, 볼카운트 1B-1S서 유희관이 던진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117km)을 걷어 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서건창과 김하성 모두 이날의 홈런이 포스트시즌에서 그린 첫 아치다. 서건창은 지난 2년과 올해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합쳐 가을잔치 타율이 0.200에 불과했다. 유독 포스트시즌에서 힘을 못 썼다. 16경기서 때려낸 13안타 중 장타는 3루타 하나뿐. 김하성 역시 지난해 포스트시즌 단 1경기에 대주자로 나선 것이 전부였고,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루타 1개를 때려낸 것이 유일한 포스트시즌 안타였다. 두산이 큰 것 한 방을 경계할 만한 타자는 아니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원래 예기치 못한 홈런이 상대에게 안기는 충격은 더 큰 법이다. 서건창과 김하성의 일격에 유희관은 급격히 흔들렸고, 넥센은 한결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반면 강타선을 자랑하는 두산은 넥센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의 완벽한 피칭에 눌렸다. 7회까지 홈런은커녕 외야로 향하는 타구조차 거의 날리지 못할 정도로 고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