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넥센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 1회말 두산 좌익수 김현수가 넥센 윤석민의 타구를 잡아냈지만 펜스에 부딪히면서 공을 놓치고 말았다. 심판의 1차 판정은 안타. 두산 벤치는 심판합의판정을 요청했고, ‘포구 후 넥스트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안타’라는 당초 판정이 유지됐다. 1회 심판합의판정 실패는 두산으로선 뼈아팠다. 5-2로 추격한 9회초 1사 1루서 넥센 조상우가 던진 공이 두산 대타 오재일의 발끝을 스쳤지만 이영재 주심은 사구로 판정하지 않았다. 두산은 1회 심판합의판정에서 판정 번복을 이끌지 못한 까닭에 오재일의 사구 여부를 놓고 심판합의판정을 재요청할 수 없었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심판합의판정제도는 포스트시즌에도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선 준PO 1번, PO 2번, 한국시리즈 2번 등 총 5차례 심판합의판정이 나왔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벌써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만 2번, 준PO 4경기에서 4번이나 나왔다. 포스트시즌 역대 11번의 심판합의판정에서 번복된 사례는 6차례다. 올해는 6번 중 3번이 번복됐다. 중요한 경기인 만큼 심판들도 집중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심판합의판정이 적잖은 논란을 낳고 있다. 10일 준PO 1차전 9회말 1사 후 넥센 조상우의 공이 두산 김재호의 몸이 아닌 방망이에 맞았음에도 주심이 그대로 출루하게 한 장면이 TV중계화면에 잡히면서, 심판합의판정을 요청하지 않은 넥센 벤치에 화살이 가기도 했다.
심판합의판정은 심판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자신의 잘잘못을 즉석에서 평가 받기 때문이다. 심판들 못지않게 양 팀 감독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심판합의판정이 경기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최적의 요청 시기와 오심 여부를 30초(3아웃은 10초) 안에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