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LPGA투어 첫 승을 신고했던 양희영(25·PNS더존샤시·사진)이 같은 무대에서 9개홀 연속 버디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양희영은 18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후반 9개홀을 모두 버디로 장식했다. 전반에도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한 양희영은 이날만 10언더파 62타를 치며 합계 13언더파 265타(공동 4위)를 적어냈다. 9개 홀 연속 버디 기록은 역대 PGA와 LPGA투어에서 딱 한 차례씩만 기록됐을 정도로 대단한 기록이다. 10개홀 기록은 나온 적이 없다. LPGA투어에서는 베스 대니얼(미국)이 1999년 필립스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9개홀 연속 버디 기록을 세운 이후 16년 만이다. PGA투어에서는 마크 캘커베키아(미국)가 2009년 RBC 캐나디언오픈 2라운드 12번부터 2번홀까지 버디를 성공시켜 유일하게 9개 홀 연속 버디 기록을 세웠다. 8개홀 연속 버디 기록은 퍼지 죌러 등 8명이 보유하고 있다. 앞선 두 번의 기록과 다른 점은 양희영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대기록을 작성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최종라운드는 핀 위치를 가장 까다롭게 세팅하는 편이다. 이날도 마찬가지다. 18개 홀 중 10번홀을 제외하고는 모든 홀의 핀이 그린 좌우측 끝에서 3∼6야드 이내에 꽂혀 있었다. 정확한 아이언 샷이 아니면 공략이 쉽지 않았다. 양희영이 연속으로 기록한 9개의 버디 중 가장 거리가 멀었던 퍼트는 4m(16번과 18번홀)에 불과했을 정도로 아이언 샷이 좋았다.
양희영이 골프를 시작한 이후 10언더파를 기록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아마추어 시절 고등학교 때 호주에서 10언더파를 기록했고, 정규투어는 아니지만 미국에서도 한 차례 10언더파를 친 적이 있다. 그러나 공식 대회에서는 처음이다.
대기록을 작성한 양희영은 “4개홀 연속 버디를 한 이후부터 조금씩 기록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홀을 진행할 때마다 공이 가까이 붙었는데 ‘넣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럴 때마다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캐디도 옆에서 ‘오늘 10언더파 쳐보는 게 어때’라며 힘을 불어 넣어줬다”면서 “그러나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고 믿기지 않는다”고 어리둥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