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3승을 거두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스타로 우뚝 선 박성현(22·넵스). 맹활약 덕분에 스폰서도 입이 귀에 걸렸다. 그런데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속사정이 있다.
일반적으로 프로골퍼들의 수입은 상금과 스폰서로부터 받는 계약금(연봉)이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면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는다. 인센티브는 선수마다 조건이 다르고 성적에 따라 받는 금액도 다르다. 우승하면 상금의 50∼100%, 그 다음 성적에 따라 10∼30% 정도 받는 게 일반적이다. 메인스폰서가 아닌 서브스폰서의 경우엔 성적에 따라 일정액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도 한다.
인센티브 계약은 조건에 따라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일명 ‘캡(cap)’으로 불리는 상한선 제도다. 여기에서도 다시 두 가지로 나뉜다. 총액에 대한 상한선을 두거나 혹은 대회별 상한선을 두는 경우다. 또 다른 방식은 한도없이 성적을 낼 때마다 계약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올해 국내외에서 7승을 거둔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인센티브 총액 상한선은 없고 1회 최대 받을 수 있는 상한선만 있다. 예를 들어 우승 때마다 100%의 인센티브를 받기로 계약했다면 올해 인센티브만으로 15억원이 넘는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한번에 최대한 받을 수 있는 상한선이 정해져 있어 그만큼은 되지 않는다. 스폰서들이 계약 내용을 밝히지 않아 정확한 계산은 어렵지만, 1회 최대 1억원까지 지급하는 조건이라고 가정하면 올해 7번을 우승했으니 인센티브로 최소 7억원의 추가 수입을 올렸다는 이야기다.
반면 박성현은 후자다. 지난해 정규투어로 올라온 박성현은 넵스와 메인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면서 연봉과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기로 했다. 그런데 올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하반기가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아 이미 인센티브 상한선을 모두 채웠다. 박성현은 총액 상한선을 뒀고 보험으로 최대 2억원까지 받았다. 하반기 들어 2승을 더 거둔 박성현은 인센티브 보험을 모두 채웠다. 추가로 후원사에서 회삿돈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인센티브는 지급 방식도 천차만별이다. 회삿돈으로 지급하는 기업도 있지만, 보험에 가입해 보험회사에 맡기는 기업도 있다. 특이한 건 선수마다 보험료가 다르다는 점이다. 우승을 많이 할수록 보험료도 오른다. 예를 들어 최근 우승이 많은 선수의 보험료는 인센티브 상한선의 70% 정도까지 높아진다. 그러나 보험사도 손해 볼 일은 할 수 없는 법. 우승이 확실한 선수의 경우 가입을 거부한다.
기업들도 고민이다. 대회가 늘어나고 상금이 커지면서 계약금보다 인센티브를 더 많이 지급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다.
상한선이 있기는 해도 스폰서가 보험에 가입해 안심하고 받을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 계약만 해놓고 인센티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바람에 지급을 꺼리는 수준 미달의 얌체 스폰서도 있다. 미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Y선수는 올해 C사로부터 받아야 할 인센티브만 2억원 가까이 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C사는 경영이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인센티브 지급을 미루며 질질 시간만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