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는 21일(한국시간) 로저스 센터에서 벌어진 7전4승제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원정 4차전에서 토론토를 14-2로 완파하고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전날 패배로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9연승이 중단된 빚을 제대로 갚은 셈이다.
캔자스시티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1985년이 유일하다. 그 해 프랜차이즈스타 조지 브렛을 앞세운 캔자스시티는 ALCS에서 토론토와 대결했다. 올해와 정반대로 당시에는 토론토가 3승1패로 리드를 잡았지만, 캔자스시티가 남은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4승3패로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캔자스시티의 특징은 ‘지키는 야구’다. 오랜 암흑기를 거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지난 시즌부터 리드를 안은 채 8회에 접어든 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무려 156승4패다. 역전패 비율은 2.5%에 불과하다. 반면 상대에게 끌려가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물고 늘어져 역전승을 거둔 경우는 빈번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6승 가운데 4승을 역전극으로 꾸몄다.
비록 패했지만 20일 3차전에서 캔자스시티가 발휘한 투혼은 4차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4-11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 캔자스시티는 9회에만 4점을 추격하며 토론토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3차전에 이어 4차전에서도 캔자스시티는 15안타를 뽑아내는 가공할 공격력을 과시했다. 정규시즌에선 토론토가 232홈런으로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랐고, 캔자스시티는 139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들어선 캔자스시티가 12홈런으로 토론토(10홈런)를 오히려 능가하고 있다. 투수력은 캔자스시티가 우세하지만 타력은 토론토가 압도적으로 앞선다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빗나가게 만드는 결과다.
30년 만에 ALCS에서 격돌한 두 팀의 대결에서 과연 최후의 승자는 어디가 될까. 캔자스시티가 1승을 추가해 월드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쥘지, 아니면 토론토가 3연승을 거둬 과거의 아픔을 설욕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