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포수 장갑 낀 홍성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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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양의지 부상으로 후보 대기… PS선 10년만에… 지명타자 포기

두산의 홍성흔이 21일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포수 장비를 입고 불펜에서 출전 준비를 하고 있다. KBS N 스포츠TV 화면 캡처
두산의 홍성흔이 21일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포수 장비를 입고 불펜에서 출전 준비를 하고 있다. KBS N 스포츠TV 화면 캡처
참 얄궂은 운명이다. 프로야구 두산 홍성흔(39)과 같은 팀 김태형 감독(48), NC 김경문 감독(57)의 이야기다.

첫 번째 이유는 선배가 유니폼을 벗게 된 것이 후배 때문이라는 점이다. 1999년 데뷔한 홍성흔이 두산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차면서 김태형 감독은 플레잉코치로 물러나야 했다. 이에 앞서 1990년 김태형 감독이 데뷔한 뒤에는 김경문 감독이 은퇴를 선택했다. 두 번째 이유는 홍성흔이 포수 마스크를 벗게 된 것이 두 감독 때문이었다는 점이다. 홍성흔은 2001년과 2004년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명포수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2007년에는 ‘거북이’ 이대호(33·현 소프트뱅크)에게 도루를 허용할 정도로 수비력이 떨어졌다. 그러자 두 선배는 감독과 배터리코치 자격으로 홍성흔에게 지명타자 전향을 권했다.

마지막 이유는 두 감독의 첫 번째 포스트시즌 맞대결에서 다시 ‘포수 홍성흔’이 필요하게 됐다는 점이다. 두산 주전 포수 양의지(28)가 엄지발가락 부상을 당해 홍성흔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을 더그아웃에서 대기하며 시작해야 했다. 홍성흔이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쓴 건 2005년 10월 9일 잠실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이 마지막이었다.

그런데 제3의 포수는 왜 더그아웃에서 대기해야 할까. 선발 지명타자로 나서 경기를 치르다 상황에 따라 마스크를 쓰면 되지 않을까. 물론 된다. 하지만 팀 타선의 약화를 감수해야 한다는 걸림돌이 있다. 야구 규칙에 지명타자가 수비에 나서게 되면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이날 두산 선발 포수는 최재훈(26)이었지만 홍성흔이 지명타자로 나서지 못한 이유다. 덕분에 최주환(27)이 이날 선발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베테랑들이 잘해줬다

▽김경문 NC 감독=
승리 투수가 된 손민한을 비롯해 베테랑들이 잘해주면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편했던 것 같다. 야구는 큰 점수
차로 이겨도 1승이고 한 점 차로 이겨도 1승이다. 오늘 경기 내용이 좋았지만 빨리 잊고 내일 준비를 잘하겠다. 야구는 원래 이길
때는 다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 1차전 때 니퍼트에게 당했지만 그때보다 타자들의 컨디션이 올라와 좋은 공격을 기대한다.

양의지 공백 너무 크게 느껴져

▽김태형 두산 감독=
주전 포수 양의지가 빠지면서 전체적으로 매끄럽지가 못했다.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공백이 크게 느껴졌다.
선발 투수 유희관 구위는 나쁘지 않았는데 좌우 폭을 너무 좁게 썼다. 그 다음에 마운드에 오른 노경은이 압박감을 못 이겼다. 그때
실점하지 않았으면 재미있는 경기가 됐을 텐데 아쉽다. 4차전은 당연히 총력전이다. 마무리 투수 이현승을 조기 투입할 계획도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홍성흔#김태형 감독#김경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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