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츠 선발진,153km 강속구에 제구력 최강 로열스 불펜진, 41이닝 13실점 철벽 수비 전력 팽팽…마운드 희비 따라 우승 판가름
결전의 시간이 다가왔다. 전 세계 야구팬들의 이목이 뉴욕 메츠-캔자스시티 로열스의 2015 월드시리즈에 집중되고 있다.
스포츠 경기에선 ‘언더독’으로 평가 받는 팀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러나 메츠와 로열스의 대결에선 언더독이 없다. 두 팀의 전력이 팽팽하다는 뜻으로, 어느 팀이 우승하더라도 7차전까지 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심지어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사들도 두 팀의 우승 확률을 동일하게 내다볼 정도다.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에 오른 로열스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85년이다. ‘70번 프리웨이 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따돌리고 창단 후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바로 다음 해 월드시리즈 우승은 메츠의 몫이었다. ‘밤비노의 저주’에 시달리던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대결에서 패색이 짙었지만, 4승3패로 승리하는 기적을 일궜다. 이번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선 ‘염소의 저주’에 치를 떨고 있는 시카고 컵스를 4경기 만에 가볍게 제압하고, 통산 3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메츠 선발진은 ‘역대급’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맷 하비-제이콥 디그롬-노아 신더가드-스티븐 매츠로 이어지는 선발로테이션은 ‘판타스틱 4’로 불러도 무방하다. 4명 모두 최소 95마일(153km)의 강속구를 뿌리면서도 제구력까지 뛰어나다는 공통점을 갖추고 있다.
특히 디그롬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포스트시즌 들어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이상 LA 다저스), 제이크 아리에타(컵스) 등과 맞대결을 벌여 모두 승리했다. 20이닝 동안 4점만 내줘 방어율도 1.80에 불과하다.
1차전 선발로 낙점된 하비는 팔꿈치 수술 후유증의 여파로 투구이닝 제한 논란을 낳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 2경기에서 방어율 2.84를 기록하며 모두 승리를 따냈다. 시속 100마일(161km)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신더가드가 3선발, 유일한 좌완 파이어볼러 매츠가 4선발로 출격한다.
막강 선발진에 방어율 제로(0)를 기록 중인 마무리투수 헤우리스 파밀리아가 더해져 메츠의 포스트시즌 팀 방어율은 2.81로 단연 발군이다. 옥에 티는 셋업맨 타일러 클리파드가 방어율 5.79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이다.
반면 로열스는 조니 쿠에토-요르다노 벤투라-에딘손 볼케스로 이어지는 선발진의 무게감이 메츠와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 세 투수의 포스트시즌 방어율은 5.72나 된다. 그러나 마무리투수 웨이드 데이비스(1승3세이브·방어율 0), 루크 호체바(1승·방어율 0), 켈빈 에레라(1승3홀드·방어율 1.02) 등이 버티는 불펜은 철벽을 자랑한다. 지난해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그렉 홀랜드가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지만, 로열스 불펜진은 41이닝 동안 13실점으로 방어율 2.85를 기록 중이다.
승부의 관건은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로열스 타선이 얼마나 빨리 메츠 선발진의 투구수를 늘려 마운드에서 끌어내리느냐에 달려있다. 메츠 입장에선 선발진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마무리 파밀리아에게 공을 직접 넘기는 것이 승리로 가는 지름길이다.
로열스가 30년 만에 정상을 되차지할지, 아니면 메츠가 29년 만에 우승 갈증을 해소할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는 올해 월드시리즈는 28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개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