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16강전 격돌 확률 가장 커… 주장 파에스 중심 수비벽 단단
26일 E-F조 최종전 결과 따라 A조 3위 칠레와 만날 가능성도
최진철 감독(44)이 이끄는 17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이 ‘조별리그 무실점 기록’을 작성하며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대표팀은 24일 칠레 코킴보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1위(승점 7)로 통과한 조별리그에서 대표팀은 3경기 동안 상대팀에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무실점 조별리그 1위 통과는 한국 남녀 축구를 통틀어 FIFA 주관대회 참가(45회) 사상 최초다. 조별리그 2승 1무의 성적은 ‘4강 신화’를 달성했던 성인 대표팀의 2002 한일 월드컵 때 성적과 같다.
이번 대회 4강이 목표인 대표팀의 16강 상대는 벨기에(D조 3위)가 될 확률이 75%, 칠레(A조 3위)일 확률이 25%다. 벨기에와 칠레는 E, F조의 3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각 조 3위 가운데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진출하는 16강 진출권을 확보했다. 대회 규정상 한국은 E, F조의 3위 팀이 모두 16강에 오르지 못하거나, 한 팀만 진출하면 벨기에와 만나고, 모두 16강에 오르면 칠레와 맞붙는다. 대표팀의 16강전은 29일 오전 8시 칠레 라세레나에서 열린다.
벨기에와 칠레는 한국보다 조별리그 성적은 떨어지지만 만만한 팀이 아니다. 벨기에는 선진적인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꾸준히 전력을 끌어올린 신흥 강호다. 2000년부터 집중적으로 유소년 발굴에 힘쓴 벨기에는 에덴 아자르, 티보 쿠르투아(이상 첼시) 등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했다. 이들이 주축이 된 벨기에 성인 대표팀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0-1 패배를 안겼다. 이번 대회에서 벨기에는 조 선두 다툼을 벌이다가 25일 에콰도르와의 3차전에서 일격(0-2 패)을 당하면서 3위로 내려앉았다. 벨기에의 핵심 선수는 주장 부트 파에스(17·수비수)로, 사자 갈기와 같은 머리 모양이 스페인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과 닮았다고 해서 ‘벨기에의 푸욜’로 불린다. FIFA는 “카리스마로 무장한 파에스는 벨기에의 ‘단단한 돌’이자 ‘키 플레이어’다”라고 평가했다. 대표팀이 벨기에를 꺾기 위해선 파에스를 중심으로 한 조직적인 수비를 뚫는 것이 관건이다.
개최국 칠레는 조별리그에서 발동이 늦게 걸렸다. 1차전에서 무승부를 거둔 칠레는 나이지리아와의 2차전에서 1-5 대패를 당해 탈락 위기에 몰렸었다. 그러나 미국과의 최종전에서 공격력이 살아나며 4-1로 승리해 16강에 올랐다. 대표팀은 칠레가 완승을 거둔 미국과 대회 개막을 앞두고 두 차례 연습 경기를 했으나 모두 졌다. 16강전을 앞두고 상승세를 탄 칠레는 최진철호에 부담스러운 상대다. 대표팀이 칠레와 맞붙게 되면 안방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도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힘든 경기가 될 수 있다.
한편 대표팀은 이날 칠레 코킴보와 라세레나 지역 인근의 관광 명소를 찾아 휴식을 가졌다. 최 감독과 선수들은 높이 83m의 대형 십자가가 설치된 ‘서드 밀레니엄 크로스’ 인근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16강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단판 승부인 16강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기니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오세훈(16)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16강) 상대가 누구라도 상관없다. 우리는 다 이길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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