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손아섭(27·사진)이 구단에 포스팅 시기를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KBO 규약상의 문제로 팀 동료 황재균(28)과의 내부경쟁 끝에 먼저 포스팅을 신청할 기회를 얻었으나, 이번에는 포스팅 시기를 두고 구단과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롯데는 손아섭에게 먼저 포스팅 참가 기회를 주면서 한국시리즈 종료 직후 포스팅을 신청하겠다고 선언했다. KBO의 유권해석에 따라, 손아섭의 입단계약이 불발될 경우 후순위인 황재균에게도 포스팅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포스팅 절차와 계약 협상에는 최대 40일 가량이 소요된다. 그런데 손아섭은 프리미어12 대표팀 소집 후 곧장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는다. 11월 23일 입소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면제 혜택을 받았는데, 군사훈련을 올해 안에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손아섭은 26일 프리미어12 대표팀 소집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에이전트와 구단이 하겠지만, 최대한 늦출 수 있을 때까지 늦추고 싶다. 시기적으로 11월초가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해서 구단에 요청한 상태다. 12월에 하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말대로 12월에 포스팅 절차에 들어간다면, 손아섭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했을 때 상황이 애매해진다. 후순위인 황재균은 내년 1월에나 포스팅에 도전하게 되는데, 선수 본인은 물론이고 내년 시즌 전력구상을 해야 하는 롯데도 난감해진다.
롯데 구단 측은 난처해하고 있다. 명분과 형평성 모두를 고려해 한국시리즈 종료 직후 포스팅 절차를 시작하려 했는데, 손아섭 개인의 군사훈련 문제가 끼어들었다. 그가 지난해 군사훈련을 받을 수도 있었는데, 올해로 미룬 것도 문제다. 해외야구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손아섭이 계약서 사인을 위해 굳이 미국에 건너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
선수는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상황을 원하기 마련이다. 손아섭 입장에선 군사훈련이 끝난 뒤 천천히 협상하는 시나리오를 원할 것이다. 처음 교통정리를 할 때부터 이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했다. 롯데와 손아섭, 황재균이 얽힌 ‘포스팅 눈치싸움’의 결론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