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투수 3명 이탈로 영건들 임무 막중 심창민은 차우찬과 함께 불펜의 핵심으로 정인욱은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 가능성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팀이 진짜 강팀이다. 삼성이 바로 그 시험대에 섰다.
삼성은 26일 시작된 두산과의 한국시리즈(KS)에서 예상보다 빨리 ‘강제 리빌딩’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마운드의 주축을 이뤘던 베테랑 투수 3명이 이탈하면서 ‘영건’들에게 중책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심창민은 졸지에 팀 불펜에서 가장 핵심적 존재가 됐다. 2011년 입단 이후 줄곧 안지만과 임창용의 그림자 안에 존재했던 심창민이다. 그러나 이제는 차우찬과 함께 둘의 공백을 한꺼번에 메워야 한다. 그들을 대신해 ‘2015 프리미어 12’ 국가대표로도 선발된 이유를 증명할 시간이다.
늘 유망주 꼬리표를 달았던 정인욱도 마찬가지. 정인욱은 올 시즌 수차례 선발투수로 기용되는 기회를 잡았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진 못했다. 류중일 감독이 스프링캠프부터 기대를 많이 했던 투수이기에 실망감도 더 컸다. 그러나 이번 KS에선 4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을 수도 있다. 지금이야말로 심창민과 정인욱이 진짜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시간이다.
물론 타선에서도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하다. 삼성은 지난 4년간 줄곧 정규시즌에서 우승해 KS에 선착했고, 그 이점을 잘 활용했다.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지친 상대팀을 힘으로 밀어붙였다. 풍부한 선발 자원 덕분에 1차전과 2차전부터 ‘1+1’ 선발 기용이 가능해 기선을 제압했고, 6회 이후에는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들이 강하게 상대 타선을 압박해 상승세를 꺾었다. 명실상부 강력한 투수진의 위력이 KS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번 KS는 다르다. 1차전부터 타선의 막강한 힘이 꼭 필요하다. 구자욱, 박해민을 비롯한 신진급 선수들이 공격 선봉에 서야 한다. 박해민은 지난해에 이어 2번째, 구자욱은 첫 KS 출전이다. 특히 구자욱은 류 감독이 이번 KS의 조커로 꼽은 선수 중 한 명이다.
베테랑 이승엽도 내년이면 만 40세이고, 최형우도 해외에 진출할지 모르는 상황. 삼성으로선 그 뒤를 이을 선수를 발굴하는 것이 큰 과제다. 이번 KS는 당장 올 시즌의 패권을 떠나 삼성의 십년대계를 가늠할 시험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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