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현지 훈련시설·12시간 시차 등 선수들 경기력 유지·관리가 최대 관건 기후·시차피로 고려한 대응매뉴얼 필요
2012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올림픽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어느덧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막이 10개월도 남지 않아 각국 선수들과 임원들은 메달을 따내거나 메달의 색깔을 바꾸기 위한 막바지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번 올림픽은 사상 최초로 남미국가인 브라질에서 개최됨에 따라 열기와 기대감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러나 첫 남미대륙 올림픽이라는 기대감의 이면에는 걱정과 불안감도 공존한다. 이에 첫 남미대륙 올림픽이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대비책을 살펴본다.
한국은 2012런던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이라고 할 수 있는 금메달 13개를 획득하며 종합 5위에 올랐다. 우리에게 친숙한 유럽에서 개최된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영국 브루넬대학교에 설치한 종합형훈련캠프가 태극전사들의 컨디션 관리에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브라질은 치안, 교통, 훈련시설 등을 비롯한 열악한 현지 여건으로 인해 훈련캠프 설치가 불가능한 상태다. 또 브라질은 지역적 특성상 우리나라와 시차가 12시간이나 되며 여행시간도 20시간 이상 걸린다.
기후적으로는 리우올림픽이 열리는 8월은 남반구에선 겨울이라 섭씨 20도 전후로 비교적 선선한 편이지만 습도는 최대 97%에 이르는 날씨가 예상된다. 또 얼마 전 열린 프레올림픽(요트종목)에선 수상경기장으로 사용될 예정인 과나바라만의 수질오염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설사, 구토, 호흡장애 등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대량으로 검출됐다. 실제로 프레올림픽에 참가한 우리 요트선수들도 고열과 탈수증 및 구토 증상에 시달렸다. 이처럼 최초의 남미대륙 올림픽에선 여러 건강상의 문제와 더불어 경기력 유지 및 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고 우수한 성적을 얻기 위한 전략을 몇 가지 제안한다.
현지에 훈련캠프를 차리기 어려운 실정이라면, 종목별 특성과 수요에 따라 사전적응훈련 캠프 등을 고려해야 한다. 최대한 국내훈련으로 대처하고 대회에 임박해서 선수단을 파견하거나, 리우 직항편이 있는 인접국과 미국 및 유럽국가들의 움직임을 고려해 팀과 선수의 실정에 맞는 사전적응훈련지 및 일정을 정해야 한다.
특히 시차의 정도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시차피로(Jet Lag)를 고려해 컨디셔닝 회복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1시간 이동에 따라 정상의 인체시계로 돌리는 데는 1시간 정도가 걸린다. 6시간 정도 시차가 발생할 경우 근력은 10.3%, 순발력은 13.7%, 반응시간은 44% 저하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시차가 8시간 이상일 경우에는 인체리듬(수면·심박수·배변 등)이 재조정될 때까지 대략 5∼10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12시간의 시차가 존재하는 브라질의 경우 일주기 리듬을 빠르게 재활성화할 수 있는 컨디셔닝 회복 프로그램 마련에 주력해야 한다.
아울러 온도 및 습도 변화에 따른 운동수행력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고온저습(36도/35%)한 환경에선 습도가 높은 환경(22도·70%)보다 운동수행력이 높고 회복력에서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동일한 온도에서 습도만을 고려했을 때는 습도가 높아질수록 최대산소섭취량과 환기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온다습한 환경에서의 운동수행은 저온저습한 환경에서보다 혈중피로물질 농도는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2016년 8월 리우의 온도 및 습도를 고려한 훈련일정 조절 및 경기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내년 올림픽은 최초로 남미대륙에서 개최된다는 기대감과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 리우에서 열린다는 특수효과가 존재하지만, 여러 가지 경기력 저해요인들을 어떻게 잘 극복하느냐가 메달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선수들의 우수한 성적을 기대하기 위해선 리우 및 주변국의 훈련캠프지 모색, 지리 및 기후 특성 파악, 한식 지원 등의 영양관리, 수질오염 등에 대비한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와 건강관리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상황에 따른 대응 매뉴얼을 시스템화해 제공할 필요도 있다. 채 10개월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대표선수들이 4년간 흘린 구슬땀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체육회, 종목별 경기단체, 한국스포츠개발원(KISS)이 더욱 긴밀히 협력해 리우에서도 애국가와 ‘대∼한민국’의 함성이 힘차게 울려 퍼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