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28일 IBK기업은행과의 수원 경기까지 77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4경기 19세트에서 나온 수치다. 세트당 4.05개. 지난 시즌 현대건설은 753개의 범실을 했다. 개인범실이 747개, 팀 범실이 6개였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포함한 32경기 125세트에서 나온 수치다. 세트당 5.976개였다. 다른 팀들보다 압도적으로 범실이 많았다.
원인은 여러 가지겠지만, 폴리 탓이 컸다. 지난 시즌 폴리는 124세트에 출전해 1060득점을 했지만, 범실도 엄청났다. 무려 339개를 했다. 어지간한 팀의 범실 3분의 2를 혼자 했다. 양철호 감독의 표현처럼 한 경기에 혼자서 30점을 뽑고 20개의 범실을 하는 식이었다.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던 2013∼2014시즌에는 651개로 흥국생명에 이어 2번째(세트당 5.76개)로 많았다. 그만큼 수비가 허술하고, 소극적이기보다는 모험을 좋아하는 공격적 플레이의 팀이다. 모기업의 이미지와는 잘 맞아떨어진다.
올 시즌 양 감독은 모든 선수가 돌아가며 공격에 기여하는 토털배구와 함께 좀더 안정적인 배구를 원했다. 그래서 “경기의 승패도 중요하지만 다른 팀보다 하나라도 범실을 덜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수비에 장점이 있는 외국인선수 에밀리를 선택했다. 다행히 올 시즌 치른 4경기에선 모두 목표대로 됐다. 상대팀보다 범실이 적었다.
구단의 당근책도 달라진 팀 만들기에 일조했다. 구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포상정책을 세우면서 범실을 기준으로 정했다. 라운드별로 세트당 4.5개를 밑돌 경우 선수단에 500만원을 주기로 했다. 큰 돈은 아니지만 동기부여 차원에서 주기로 했다. 이 돈을 선수 개인에게 나줘 주거나 단체회식비로 쓰는 것은 양 감독에게 일임했다.
당초 목표치는 세트당 4개였으나, 그동안의 기록으로 봤을 때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고 4.5개로 정했다. 기준을 라운드별로 한 이유도 있다. 너무 범실에 신경 써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구단 관계자는 “동기부여가 목표다. 우리는 선수들이 배구만 잘한다면 뭐든지 다 해주는 팀”이라고 밝혔다. 일단은 폴리가 없어 범실이 줄어들었고, 선수들도 새로운 정책이 동기부여가 된 모양이다. 올 시즌 범실과 관련한 현대건설의 동기부여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