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ML 포스팅 공식 요청
피츠버그 가면 연착륙 유리하지만 강정호 성공에 한국선수 몸값 폭등
유망주도 있어 베팅 망설일 수도
‘평화왕’ 강정호(29)와 조시 벨(23)이 문제다. 메이저리그 피츠버그는 박병호(29)가 아무리 탐나도 이 두 선수 때문에 붙잡지 못할 수 있다.
프로야구 넥센은 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박병호에 대한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요청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공식적인 첫걸음이다. 많게는 메이저리그 20개 팀이 올 시즌 스카우트를 파견해 박병호를 관찰했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할 확률은 희박하다. 관건은 어떤 팀에 얼마를 받고 가느냐는 것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8월 “박병호도 강정호와 같이 피츠버그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야구 전문가들도 박병호가 내향적인 성격인 만큼 피츠버그나 오클랜드 같은 스몰마켓 팀에서 연착륙하는 게 낫다고 본다. 특히 피츠버그는 강정호가 뛰고 있어 이상적인 팀으로 꼽힌다. 피츠버그 역시 올해로 계약이 끝나는 선수들의 몸값을 갖고 2000만 달러(약 227억8400만 원) 정도의 ‘총알’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왜 강정호가 문제라는 걸까. 강정호가 성공하면서 한국 선수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박병호의 포스팅 비용이 1000만∼1500만 달러(약 113억7000만∼170억5500만 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강정호의 포스팅 비용 500만2015달러(약 56억8729만 원)에 비해 최소 두 배 넘게 뛴 것이다. 보스턴이나 세인트루이스, 텍사스 같은 ‘큰손’이 움직이면 피츠버그로서는 손쓸 도리가 없다.
지난해 LG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와 이름이 같은 유망주가 있다는 것도 피츠버그가 무리하지 않게 만드는 이유다. 피츠버그가 2011년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에서 뽑은 벨은 각종 유망주 랭킹에서 1루수 부문 1, 2위를 다투는 선수로 성장했다. 올 시즌 피츠버그 산하 마이너리그 AAA팀 인디애나폴리스에서 OPS(출루율+장타력) 0.946을 기록했다. 피츠버그 팜(farm)에서 자란 선수이기 때문에 당연히 추가 비용도 들지 않는다.
돈 문제만 없다면 피츠버그 역시 박병호에게 베팅하는 게 옳다. 리그 수준 차이에 따른 선수 성적을 비교할 때 쓰는 ‘올리버 시스템’은 박병호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면 OPS 0.857을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피츠버그 주전 1루수 페드로 알바레스(28)의 OPS는 0.787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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