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의 네이밍 스폰서 협상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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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1월 6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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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트러스트, 연간 100억원 후원에 인센티브까지 제시
-다국적 보험사 및 증권사로 새로 가세해 협상 진행


J트러스트부터 다국적 보험사까지…. 히어로즈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히어로즈는 5일 넥센타이어와 네이밍 스폰서 3년 연장계약에 성공했다. 2018년까지 팀명 변경 없이 넥센 히어로즈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를 누빈다.

그러나 이번 연장계약까지 협상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히어로즈는 일본계 금융기업 J트러스트 그룹과의 네이밍 스폰서 협상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J트러스트가 JT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을 거느린 제2금융권 기업이긴 하지만, 일본계라는 점에서 적잖은 부담이 따랐다. J트러스트가 여러 협상 대상자들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했지만, 야구팬들의 거부감을 피해갈 순 없었다.

J트러스트의 조건은 달콤했다. 연간 100억원 이상의 후원을 제시했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와 FA(프리에이전트) 계약금 등을 보너스로 녹였다. 구단 운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기로 했고, 일본 내 네트워크를 가동해 타 구단과의 교류를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러나 여론이 악화일로를 걷자 구단의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히어로즈 구단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가 그동안 쌓아올린 이미지에 큰 타격이 가는 것을 가벼이 생각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다시 협상은 원위치. 그러나 역설적으로 구단의 가치는 크게 높아졌다. 여론의 역풍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주목 효과를 확인하면서 마케팅 가치는 치솟았다. 한국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 입주도 가치 상승에 한몫했다. 건설, 유통 등 기존에 참여했던 기업들은 물론 다국적 보험사와 국내 증권사 등이 새롭게 네이밍 스폰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J트러스트가 100억원 이상, 모 유통업체가 100억원 가까운 금액을 제시한 데 더해 한 다국적 보험사는 150억원 안팎의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하며 히어로즈 관계자들을 흥분시켰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 기업이라 자금력은 막강했다. 그러나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조기에 마무리하려던 히어로즈와 톱니바퀴가 맞지 않아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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