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대표팀 감독이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개막을 목전에 두고 ‘플랜B’를 실험했다.
플랜A는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 상태다. 그러나 국가대항전에는 변수가 많다. 김 감독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2015 서울 슈퍼시리즈’ 2차전에서 플랜B를 가동했다. 이날 선발라인업에는 좌익수 손아섭(롯데), 유격수 허경민(두산) 등 낯선 포지션에 낯선 이름이 올랐다. 허경민은 유격수 출신이지만 프로에선 주로 3루수를 봤다. 그 또한 “유격수 포지션을 안 본지 꽤 됐다. (김)재호(두산) 형 몸이 좋지 않을 때만 가끔 봤다.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김 감독은 “김재호의 뒤를 받칠 백업 유격수가 필요한데, (김)상수(삼성)의 발꿈치 상태가 좋지 않다. 그래서 허경민을 유격수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좌익수로는 손아섭이 나섰다. 현재 대표팀 외야수 5명 중 3명의 포지션이 겹친다. 손아섭, 민병헌(두산), 나성범(NC)이 모두 우익수를 보고 있다. 그러다보니 좌익수 김현수(두산)와 중견수 이용규(한화)가 빠졌을 때 그 자리를 메울 선수가 없다. 민병헌은 중견수도 가능하지만, 손아섭은 주로 우익수만 봤다. ‘좌익수 손아섭’은 선수 활용도를 극대화하려는 김 감독의 의도다. 이뿐 아니다. 정근우와 2루수 포지션이 겹치는 오재원(두산)은 경기 전 3루수 훈련을 했다.
투수들도 테스트했다. 김 감독은 심창민(삼성)을 제외한 7명의 투수를 모두 마운드에 올렸다. 선동열 대표팀 투수코치는 “투수는 현재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며 “감독님께서 몸이 좋지 않은 심창민을 제외하고 모두 등판시켜 던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셨다. 투수진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결과를 보고 일본으로 건너가 결정할 것 같다”고 밝혔다.